드디어 모바일 게임 '꿈의 집' 만렙을 달성했다! 만(滿) Level이자 만(萬) 레벨이기도 하다. 그동안 만렙은 조금씩 계속해서 연장되어 왔는데 나는 어떻게 이렇게 절묘하게 10,000단계에서 만렙이 됐지! 아마도 운명인 듯해. (참 별 착각을 다 한다.)
1 레벨 당 2분씩만 쳐도 10,000 레벨이면 2만 분, 일수로 치면 약 14일이다. 2주 동안 잠도 자지 않고 게임하면서 계속 클리어했을 때 달성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단계. 아마 실제로는 5만 분 이상 되겠지. 참 많이도 했다. 이 시간을 다른 생산적인 곳에 투자했다면 훨씬 더 많은 것을 이뤘겠지만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늘 생산적으로 사나. 자투리 시간을 이렇게 마음껏 버리기도 하는 거다.
누군가랑 경쟁을 하는 것도 아니고 누가 뭔가를 주는 것도 아니지만, 그냥 만렙 이 자체를 너무나도 달성하고 싶었다. 예전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 <은전 한 닢>에 나왔던 것처럼.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돈을 만들었단 말이오? 그 돈으로 무얼 하려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이 돈 한 개가 갖고 싶었습니다."
뭔가 허무하기도 하고 시원하기도 하고 그런 미묘한 느낌이다. 어쨌든 지금은 내가 세계 1등! 다음 주가 되면 만렙이 더 늘어나겠지만 일단 이번 주에는 이런 기분을 만끽해야겠다. 이후에 다시 만렙 달성을 한다 해도 첫 만렙 달성의 이 짜릿함을 이기진 못할 거야. 처음이란 참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