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조이스, 『더블린 사람들』를 읽고
처음 이 책을 알기 전 혹했던 말이다. 이제 보니 안본 눈을 다시 사고 싶어진다.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어떤 책을 읽고 있느냐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놀라울 정도로 비문학을 집중해 읽고 있었고, 문학이란 분야를 어찌 보면 무의식적으로 외면하고 있었단 사실에 놀랐다. 더블린 사람들은 그런 나에게 독서 분야에서 문학이라는 새로운 장르에 작정하고 도전장을 던진 첫 작품이다. 운이 없게도 정말 어려운 책이었다. 이제껏 봐왔던 게 비문학이라서 그런가? 읽을 때마다 저자 특유의 의식 흐름 기법에 무엇보다 인물에게 '공감'이 어려웠다. 마치 타인의 생각은 읽는 게 어렵다고 주장하듯 더블린 사람들의 단편들 속 인물들의 생각들은 머리를 더욱더 혼란스럽게 한다.
해설집과 인터넷에 있는 리뷰들을 보면 저자는 아일랜드가 처한 식민지에 길들여진 그들의 희미해진 정체성을 표현했다고 하는데, 그 말을 듣고 보니 혼란한 문체가 오히려 사람들에게 명작으로 평가받은 요소란다. 영문 학도의 필독서이자, 그의 소설 중 가장 대중적이라는 글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나는 이분을 접해서는 가까이하면 괴롭겠다는 본능적 판단에 읽어가는 게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영어를 좀 더 이해할 수준이 된다면 이 소설이 다시 보일 텐데 지금 내 수준에는 그런 뛰어난 표현들이나 묘사들을 반의반도 소화 못한다는 게 아쉬울 뿐이다.
그렇지만 완독하고 나서 보니 소설이라는 장르가 주는 가능성을 보았다. 작은 도시에서 다양한 인물 군상들을 접하면서 해외여행을 가지 않아도 아일랜드 더블린이라는 도시가 그려진다. 암울하고 습습한 기운에 사람들은 무언가 맥주와 위스키에 절어져 있어 널브러진 길거리가 떠오른다. 글을 읽으면서 도대체 '왜'라는 의문을 지울 수 없는 문구들이 많았지만 지적 도전을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1달여간 읽었다. 난해난 문장들을 보니 독서 수준을 조금을 올라갔다는 자부심이 생겼다.
한줄평 : 혼란스럽고 난해한 문장들, 암울한 그 시절 더블린 사람들의 복잡한 심정일까? 위스키를 마시고 싶다.
p.s 참고로 출판사마다 번역이 달라서 의미 전달이 다릅니다. 책을 고르실 때는 한 번은 목차정도 훑어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