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소 Oct 21. 2016

싱그럽다는 것은 이런 것일까

태국 힐링여행

싱그럽다는 말은 이럴 때 써야 하는 걸까? 말 그대로 싱그러운 바다를 만날 수 있는 섬, 코사메산에 들렀다. 코사메산에 가기 위해 우리는 투어 업체를 이용했다. 투어 업체가 하는 일은 파타야에서 우리를 픽업하여 코사메산에 내려주고 방콕까지 드롭시켜주는 일이었다. 물론 우리가 놀고 있는 사이에 대절 택시 기사 아저씨는 우리를 기다려야 했지만, 투어 업체가 하는 일은 딱히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우린 대만족 그 자체였다. 파타야에 간다고 하는 주변 지인들에게 꼭 이곳에 가라고 추천해 줄 정도니까 말이다.

사실, 나는 이 섬에 대해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다. 내가 기대한 섬은 파타야의 산호섬이라 불리는 곳. 그러나, 그 날은 날씨도 안 좋았을 뿐 아니라 산호섬은 정말 사람 천국이었다.

바글 거리는 산호섬을 찍은 사진이 없어서, 이 사진으로 대체 한다. 호...진짜 사람이 많았다.

날씨가 좋지 않았던 이 날은 중간 중간 빗줄기가 굵은 소나기를 퍼부어댔다. 그 와중에 우린 바나나 보트를 탔으니, 말 그대로 빗줄기로부터 싸대기를 맞으며 탔던 웃픈 추억을 남긴 채 돌아와야 했다.

그러나 산호섬과는 달리, 코사메산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화창한 날씨가 우릴 반겼고, 때문에 주변 풍경의 아름다움은 배가 되어 나에게로 다가왔다.

내리자 마자 우리를 맞아주던 선착장 가는길 풍경

아직 섬은 근처도 가지 못했는데 우리는 이 곳의 아름다움에 취해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특히 선착장 가는 길 풍경 사진은 따뜻한 어촌 마을 같은 느낌도 줘서 내가 좋아하는 사진이기도 하다.

그렇게 우리는 코사메산 섬 안으로 들어섰다.

유리알 처럼 투명한 바다란 이런 것

섬에 들어서면 다시 툭툭?을 타고 한 5분 정도를 더 들어가야 최종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

드디어 코사메산이다!!!
보시다시피 여기에 보이는 사람들 정도가 이 해변에 있는 전부

이 곳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좋았던 것은 물론 바다다. 그리고 이 바다를 있는 그대로 감상할 수 있는 분위기다. 그렇다. 이 곳은 사람이 많지 않았다. 사진을 찍어도 우리만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은 마치 우리가 이 바다의 일부를 가진 기분이었다. 너무나도 평화롭고 아름다운 이 곳에서는, 바다에 들어가지 않고 비치에 누워 그냥 그 곳을 바라보기만해도 행복했다. 마음이 부자가 되는 기분이었다. 실제로 저질 체력이었던 나는 스노클링을 하고 돌아온 뒤에, 그냥 비치에 누워있기만 했다. 그리고 풍경을 음미하고 또 음미했다. 가지고 간 핸드폰에서 나오는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바라보기도 하고, 이어폰을 빼고 파도 소리를 감상하기도 하고. 계속 같은 풍경인데도 지루하지 않은 시간이었다.

비치에 누워 가만히 바다 구경하기

사실 이곳은 태국 황실의 해군이 운영하는 곳이라고 한다. 이 섬은 공주소유의 섬이라고 했다.(저도 들은 거예요.) 해군이 운영하기 때문에 스노클링도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체험할 수 있다.(우리는 물론 투어비에 포함)  사진에 보이는 해안가에서 모터보트를 타고 조금 더 들어가면 스노클링 장이 있다. 그곳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아마 해군인 듯 보였다. 사설 업체가 아니라서 그런지 그들은 너무나도 친절하고 또 친절했다. 스노클링을 처음 해봐서 원래 그런 건지 잘 모르겠으나, 그곳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우리를 한 명 한 명 데리고 다니면서 바다 빝에 예쁜 풍경들을 조금이라도 가까이서 보게 해주려고 하셨다. 그리고 우리가 스폿들을 잘 모르니까 어디가 예쁜 곳인지 계속 데리고 다니면서 보여주셨다. 대충, 일 이니까, 사무적(?)으로 하는 느낌이 아니라, 보여주고 싶은 진심이 느껴졌다. 나중에는 이 분들이 우리에게 장난을 치기도 해서 친해지기도 했는데, 그래서인지 헤어질 때 살짝 아쉽기까지 했다. 그 짧은 순간에 나는 이 사람들의 '따뜻함'과 '정'을 느꼈다.

푸른색이 다 같은 푸른색이 아닌 곳

코사메산이 나에게 더욱 잊지 못할 곳인 이유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에메랄드 빛 바다가 무엇인지 보여준 곳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항상 TV 에서나 보던 동남아의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꽤나 예전부터 "보고 싶다"는 로망을 가졌었다. 이전에 이미 두 번 동남아를 다녀온 적이 있었지만 이런 풍경과는 거리가 먼 곳이었기에, 이번 태국 여행에서 이를 특히 기대하기도 했다. 그런데 코사메산은 나에게 기대 이상의 것을 안겨주었다.

아름다움, 싱그러움, 평화로움, 즐거움을 안겨준 코사 메산에게 너무 감사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여유가 있어야 진짜 여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