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행작가 윤정인 Mar 09. 2019

바위 위의 성, 아치 카스텔로(Aci Castello)

시칠리아 여행



카타니아 시티 투어 버스를 이용해 보기로 했다. 몰타에서 투어 버스를 알차게 이용했기 때문에, 그 후 여행에선 시티 투어 버스를 눈여겨보게 됐다. 게다가 카타니아 인근에 있는 아치 카스텔로와(Aci castello)와  아치 트레차(Aci trezza)에 가보고 싶었는데, 투어에 포함되어 있어 망설임 없이 티켓 구입!







카타니아 시티투어 버스


가격 15유로(두오모 광장에서 버스 티켓을 파는 사람에게 직접 구입하면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소요시간 80분

코스 두오모 광장에서 시작해 카타니아 주요 관광지를 돌고 인근에 있는 아치 카스텔로와(Aci castello)와  아치 트레차(Aci trezza)까지 운행한다.

홈페이지(코스 확인) http://www.touristservice2006.com/bus/







두오모 광장의 코끼리 동상 주위를 돌면서 배경을 설명하는 것으로 투어는 시작된다.





 

Fontana Rotto di proserpina. 죽음의 신 하데스가 페르세포네를 납치하는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만든 동상이다. 버스는 카타니아에서 포인트가 될만한 곳에 정차하는데, 혼자 걸어 다니면서 보지 못했던 것을 접할 수 있어 좋았다.





카타니아 시내를 벗어나니 탁 트인 바다가 나온다. 화산의 영향이 있던 곳이라 바다 주변도 모두 화산암으로 이루어졌다. 해안 도로를 따라 시원하게 달리는 버스. 익숙한 풍경을 보니 제주도가 떠오른다.







해안가를 따라 달린 후 첫 번째 정차 장소인 아치 카스텔로가 나온다. 정차 장소에서 약 10분간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시간을 준다. 투어의 핵심 코스인 만큼 대부분의 사람이 버스에서 내려 풍경을 감상한다. 




정류장 근처에서 본 아치 카스텔로. 

바위 위에 성이 올라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장면에 반해서 직접 보고 싶었다. 

그냥 꼭대기에 얹어진 것이 아니라 바위를 깎아서 성을 조각한 듯한 모습이 독특하다.





새까만 돌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던 바다도 자세히 보니 청량하고 깨끗했다. 

해수욕을 즐기기 위해 여름에 이 도시를 찾는 사람도 많다고 들었다.





대부분 관광객들은 정류장 근처에서 기념사진 정도 찍고 다시 버스를 탄다. 나는 카스텔로를 더 자세히 보고 싶어 여기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투어 버스는 한 시간 후에 또 탈 수 있으므로 카스텔로를 돌아볼 시간은 충분했다. 





마을에는 큰 광장이 있고. 그 앞에 아치 카스텔로가 있다. 가까이서 보니 더 근사하다. 

13세기에 아랍의 공격에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진 성으로 화산암 위에 지어진 것이 특징이다.  

안에는 현무암 샘플이나 선사시대의 유물을 전시해놓은 박물관이 있다.






아치 카스텔로 외관




아치 카스텔로 외관




아치 카스텔로 외관

주변을 돌아다니며 성을 샅샅이 살폈다. 

화산암과 자연스럽게 이어진 건물과 바다로 향해있는 계단들. 

신비롭기도 했다. 왕좌의 게임에서 나올법한 성이다. 





외관은 충분히 봤겠다. 입장을 하려 했는데, 문은 잠겨 있었다. 정해진 시간이 있다는 걸 몰랐다. 

내부가 궁금했지만 문을 열기까지는 2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 

어쩔 수 없이 다음 버스가 올 동안 마을을 구경하며 시간을 때우기로 했다.






아치 카스텔로 외관




아치 카스텔로 외관




아치 카스텔로 외관

아쉬운 마음에 성 주변을 한 번 더 돌아보고..





마을 풍경





마을 풍경





마을 풍경


아치 카스텔로와 접한 도시는 작지만 유명한 곳인 것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풍경 좋고, 거친 돌이 많지만 물놀이하기에도 괜찮은 해변도 있다. 근처에는 유명한 해산물 레스토랑도 많다고 했으니 카타니아 사람들이 이곳을 찾을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Piazza Castello





Piazza Castello


앞에는 적의 침략을 방어하기 위해 세운 성이 있지만, 그 앞 광장의 풍경은 너무나 평화롭다. 가족 관광객들이 정말 많았다. 특별히 무언가를 하기보다는 광장을 걷거나 벤치에 앉아 바다를 보는 것이 전부였다. 나도 사람들 틈에서 바다를 보고, 미처 못썼던 글을 쓰는 여유로운 시간을 가졌다. 





Piazza Castello





Church of St. Joseph






어디에서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이는 카스텔로. 

골목길에서 바라본 카스텔로는 거대한 바위로 만든 배 같다.




마을 풍경






마을 풍경









마을 풍경







시청, Comune di Aci Castello


남은 시간 동안은 마을 안쪽까지 돌아다녔다. 한산하고 조용하다. 





아치 카스텔로









마을을 한번 돌아보고 나니 한 시간이 지났다. 버스는 시간에 맞춰 도착하지 않았다.  

시칠리아의 여유로움은 좋지만, 규칙과 시간에 조금은 무감각해져야 한다. 

1시간 반이 지나서야 버스는 도착했다. 








긴 기다림 끝에 탄 버스. 그런데 앞서 탔던 버스와 너무 차이가 난다. 의자나 시설이 낡은 건 둘째 치고, 음성 가이드가 이탈리아어 밖에 없다.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들으며 다음 코스로 간다.

*대중교통으로도 카스텔로에 갈 수 있다. borsellino 광장에서 534번 버스 이용.







바로 다음 코스는 가고 싶었던 또 다른 곳 아치 트레차였다. 근처에 버스를 댈 곳이 없어서 좀 떨어진 곳에서 정차한다. 나 외에 내린 몇 명은 버스를 놓칠까 봐 허겁지겁 다녀와야 했다.  







아치 트레차는 작은 어촌 마을로 뾰족한 현무암 바위가 바다 위로 솟아있는 것으로 유명한 곳이다. 그리스 신화는 여기서도 찾아볼 수 있다. 외눈박이 거인 키클로페스를 물리치게 위해 오디세우스가 눈을 힘껏 찌르고 달아났는데, 그를 쫓던 키클로페스가 던진 거대한 바위의 흔적이라는 것이다. 다른 것보다도 여길 가보고 싶었던 것은 조반니 베르가의 <말라볼리가의 사람들>의 배경으로 나오는 어촌 마을이 이곳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소설 속 내용을 음미하며 관찰할 틈도 없이 사진만 재빠르게 찍고 돌아와야만 했다. 





아치 트레차 풍경







뾰족하게 솟아있던 화산암. 그러고 보니 단양의 도담삼봉과 비슷하다. 자꾸 한국의 모습이 겹쳐진다. 





아치 트레차 풍경







아치 카스텔로와 마찬가지로 해변에 많은 레스토랑이 있는 활기찬 마을이라고 한다.







버스를 타고 다시 카타니아로 되돌아온다. 








카타니아 지방법원(Tribunale di Catania) 앞에서 한번 정차하고, 벨리니 공원부터 에트나 거리까지 한 바퀴를 돈 후 두오모 광장으로 다시 왔다. 






두오모 광장에 도착하니 늦은 오후다.  







자전거를 빌려서 시내 한 바퀴를 돌아볼 수 있다. 여러 명이 함께 여행을 왔다면, 이것도 재밌을 것 같다. 카타니아를 관광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카타니아 거리를 돌아다니다 지난번 들렀던 Scardaci Ice Cafè에서 브리오쉬(brioche)를 주문했다. 

브리오쉬는 빵 사이에 젤라또를 넣은 시칠리아의 대표 간식 중 하나. 맛없을 수 없는 조합이다. 

빵과 함께 먹으니 끼니 대신 가볍게 먹어도 좋을 정도다. 




매거진의 이전글 카타니아 피쉬 마켓, La Pescheria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