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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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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똥 Oct 17. 2024

나는 어디에 있을까


접고 접고 또 접힌

8분의 1에 숨은 신사임당

단박에 알아보았지

심장이 빠르게 뛰고

그보다 더 빠르게 달려가

허리를 숙이고

습득하려는 찰나

얼음처럼 멈춰 버린 내 몸

스르르 일으켜 세우며

아무일 없다는 듯

가던 길 다시 간다

누군가 먹다 버린 과자 봉지

어쩌자고 이토록 반듯하게 접어서

마치 신사임당처럼

화단에 버려져 있는 걸까

누군가의 손끝에서는

오만원권 지폐처럼

각을 세우기 위해 한참 다듬어졌을

모조의 시간


나는 지금 밥벌이의 시간을 마치고

잠시 저녁을 마중나가는 중이다

어딘가에서 온종일 기다리고 있을

나를 만나기 위해

오만원권 지폐를 닮은 과자봉지 같은 하루를 어딘가에 버려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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