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 노란 등
매화의 하얀 그리고 붉은 꽃등
목련의 물오른 자줏빛 너머
새하얀 살결의 봄내음
삼월 초하루부터였던가
아니 이월의 따스한 어느 햇살 즈음부터였던가
깜빡 졸던 태양의 자리마다
하나의 색이
한 개의 잎이
내 심장에 접을 붙였다
나는 아침의 봄을 오래 보았다
나는 저녁의 봄을 매일 보았다
허기진 계절의 몸이
조금씩 부풀어 든든해졌다
봄이 나를 기억하고
봄이 나를 사랑하고
봄이 나를 품어 주었다
흩날리며 내게로 와
내 품에 겹겹이 쌓이는 꽃잎들
매서운 마음 골짝 꽃향으로 물들이며
접 붙인 자리 마침내 새 살 돋는 고목
꽃들의 봉우리는
쿵쾅대는 심관**에 박자를 흥얼거리며
봄새 왈츠를 추었다
꽃자락 펼친 자리에 봄이 다시 출렁였다
* 작가의 신조어. 밤새의 변형. 짧은 봄날 동안이라는 뜻. 내내 왈츠를 춘다는 뜻으로 사용함.
** 작가의 신조어. 마음이 흘러가는 통로. 식물에게는 물관, 인간에게는 심관이 생명줄이라는 뜻으로 사용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