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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모 Mar 09. 2024

[음악 에세이] Counting Stars, BE'O

그렇습니다. 비오를 좋아합니다.


만나게 될 사람은 만나게 되어 있다. 나는 그 말을 조금은 믿는 편이다. 유튜브에서 우연히 접한 비오의 음악에 홀딱 반했을 때, 나는 바로 위의 문장을 떠올렸다. 무수히 쏟아지는 영상 틈에서 나는 그를 만나고 만 것이다. 마치 운명처럼!

나는 <쇼미더머니>를 보지 않았다. 힙합을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경연 대회 프로그램을 언제부턴가 즐겨 보지 않는다. (순위를 매길 수 없는 지점까지 끌고 가 괴로워하다 결국에는 누군가가 떨어지고 마는 그 감정을 겪고 싶지 않아설일지도 모르겠다. 프로듀스 101을 마지막으로 음악 경연 프로그램을 보지 않았는데, 요즘은 조금 더 소프트하고 재미 있게 풀어낼지도 모르겠어서 함부로 이야기하기 조심스럽긴 하다.) 그리고 딱히 우승자의 음악을 찾아서 듣지도 않는다. 이전보다 음악을 그리 많이 듣지 않아서 요즘 유행하는 곡이 뭔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행히 아직까지 내 취향의 곡은 단번에 알아보는 편이다.

물론 이미 비오를 알아본 수많은 사람들이 있기에, 내가 발견한 음악이라며 새삼스럽게 칭송할 수는 없지만 카운팅 스타는 이상하게 한번 글을 써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무슨 글을 쓰게 될지는 나도 써봐야 알 테지만. 

나는 비오를 알게 된 후로 비오의 전곡을 무한정 반복해 들었다. 방 청소를 할 때, 목욕을 할 때, 전철을 탈 때. 어떤 뮤지션의 전곡이 이렇게 다 좋다고 느낀 건 아마도 백예린 이후로 처음이었던 것 같다. 누군가를 만날 때면 비오를 아냐고 물었다. 음악이 너무 좋다고. 꼭 전곡을 다 들어보라고 권유했다. 사람들이 비오가 왜 좋냐고 물어보면, "노래를 잘하는데 랩도 잘해. 그리고 독특한 감성이 있고 이미 완성되어 있어."라고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이야기만 늘어놓을 수밖에 없었지만. (왜 자꾸 문장 끝이 이렇게 끝나지?) 

다시 카운팅 스타로 돌아가자면, 왠지 황순원의 소설 <별>이 생각 난다. 어머니가 그리워 별을 하나둘 세며 남몰래 눈물을 훔치는 소년의 이야기. (내 기억이 맞다면) 순수하고 아련하고 아름다운 정서. 그래서 더욱 슬픈 소년의 그리움. 비오 역시 손자가 할아버지를 위하는 마음, 할아버지가 오랜 시간 살아계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카운팅 스타를 써내려 가지 않았을까? 그 지점에서 나는 카운팅 스타를 들을 때면, <별>이라는 순수문학을 처음 접했을 때의 순수한 감성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고 보니 별을 소재로 한 작품은 유난히 많다. 한류열풍을 몰고 온 <별에서 온 그대>, 공포스럽고 괴기스러웠던 오래 전 mbc 드라마 <별>, 헤이즈 <저 별>... (너무 두서없이 나열했네). 하늘에 있는, 빛나는, 손에 닿지 않는, 지금은 사라졌을지도 모를, 존재. 갈 수도 없고 가본적 도 없는 그 별을 바라보며 인간은 외로움을 느끼고 아쉬움을 느낀다. 그래서 주변에 머물다 떠나가는 존재를 별에 감정이입하는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에게 별은 종종 편안함이었다. 내가 있는 곳이 우주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존재. 그래서 지금 하는 고민, 괴로움이 별 거 아님을 상기시켜주는 고마운, 별. 

비오는 음악을 통해, 별을 하나둘 세보는 어느 밤. 어떤 값어치가 있는 명품보다도 빛나는 소중한 존재를 떠올렸겠지? 크으- 비록 나는 비오가 아니지만 그냥 그렇게 해석할래요. 왜냐하면 지금은 밤 하늘에 빛나는 별이 가득한, 감성적인 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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