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의 2 이상 초점이 나갔다.
니콘 35mm f/1.8G 단렌즈로 갈아 끼우고 기흥 레스피아 개 공원에 갔다.
아내가 한 중년 남자를 가리켰다. 자기를 계속 쳐다보기에 자기도 계속 쳐다봤다며. 어두운 색 등산복을 입고 모자를 쓴 남자는 하릴없이 이쪽을 쳐다보다 개 공원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우리도 개 공원으로 갔다. 남자는 혼자였다. 개도 없었다. 딱히 산책을 즐기는 사람 같지도 않았다. 아내는 개파라치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했다. 물론 이 '의심'은 '사실'이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아내는 그렇게 '생각'했다. 농축부 공무원이 일상에, 길거리에 뿌린 공포이자 불편함이다.
아내가 뭘 잘못했지? 전국에 개를 키우는 사람들이 뭘 잘못했지? 최시원 때문에? 최시원의 개가 엘리베이터에서 사람을 문 뒤에야 사람들이 개에 대한 경각심에 눈을 뜨고 개를 혐오하게 됐다고? 이전에는? 개물림 사고가 없었나?
개 혐오에 기름을 부은 농축부 공무원과 장관이 파면되고 경질돼야 하는 이유다. 이런 혐오감을 조성한다고 개의 입에 자라난 이빨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최시원의 개가 더 이상 사람을 물지 않게 됐다면 그건 농축부의 개 같은 대책 때문이 아니라 사람을 물지 않도록 하는 훈련을 받았기 때문이다.
조리개 값 1.8, 셔터 속도 1/2000, ISO 100.
초점이 맞았을까?
니콘 D5500의 화질이 후진 게 아니라 내가 '단조롭게' 모드로 찍었기 때문이다.
'쨍'한 느낌이 들도록 후보정이 가능하다. 주둥이 안쪽의 디테일이 블랙으로 뭉개졌다.
단조롭게 모드.
선명하게 모드.
채도만 보면 '선명하게'가 우월해 보이지만 트럭 밑을 보라. 완전히 뭉개졌다. 이번 하와이 여행 때 줌렌즈 하나만 챙겨 가면서 '단조롭게' 모드로 찍은 이유다.
꽃개는 철책선을 사이에 두고 종종 큰 개들과 달리기 시합을 했다. 오늘은 보더콜리랑... 큰 개들이 설렁설렁 뛸 때 꽃개는 죽자고 뛰는 게 함정. 얌전히 있을 때도 초점이 나갔기 때문에 뛸 때는 꿈도 꿀 수 없었다. 렌즈가 고장 났다는 생각이 들어 상심했다.
둥이를 찍을 때는 고스트라도 찍은 듯 맞은 게 거의 없었다. 이유는...
초점은 두 가지 항목으로 세팅한다. 싱글 모드에 싱글 포인트로 찍은 사진이다. 가운데 서 있는 기둥에 초점을 맞춘 반셔터 상태에서 구도를 잡겠다고 옮기지 않고 바로 찍었다.
사진 중앙을 크롭했다. 기둥만 흐릿하게 나오고 배경이 고르게 잘 나왔다. 조리개 값 10 이상에서 찍은 것처럼. 흰색이라서 인식을 못한 게 아닐까?
이 사진은 그나마 초점이 맞은 것처럼 보이지만 땅바닥에 맞은, 틀린 사진이다. 둥이 사진이 유독 초점이 나간 건 눈과 눈 사이 흰색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반셔터 상태에서 구도를 잡는다고 카메라를 움직일 때 거리에 변화가 생기면서 초점이 나간 영향도 있는 것 같고. F1.8은 선명하게 나오는 구간이 좁으니까.
이웃 개한테 이빨을 드러내고 푸닥거려 벌을 받는 중이다. 굉장히 사납게 붙지만 실제로 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자랑'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그들 세계에도 나름의 선이 있다고 이해한다. 성질난다고 바로 물어뜯는 개는 달리 이해해야 한다는 뜻이다. 꽃개는 다가오지 말라고 겁을 주는 편이다. 소심해서라기보다는 개랑 교류하는 것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그냥 쿨하게 지나가는 개를 편히 여긴다. 다가와 냄새 맡겠다고 킁킁대는 개를 싫어한다. 등 갈기를 세우고 이를 드러내는 데도 다가오면...
니콘 단렌즈 35mm f/1.8G F1.8 값으로 초점을 맞추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 나는 식당에 가서도 계속 찍었다. 어떻게든 원인을 찾으려고.
소스 통도 칼 핀으로 맞은 것 같지는 않다. 희끄무레한 색이라서?
단무지도 '쨍' 하지 않다. 젠장!
그나마 이 사진은 수북이 쌓인 고기에 초점이 맞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수준의 칼 핀은 아니다. 무인 기기로 주문을 받는 베트남 쌀국수 집인데 아주 특별한 맛은 아니어도 푸짐해서 맛있게 잘 먹었다. 고기는 추가를 해야 저만큼 준다.
아내가 더치라떼를 타줬다.
흰색 거품 중심에 있는 갈색 얼룩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다. 이 간단한 일이 안 된다. 싱글 모드에 싱글 포인트로 설정한 초점은 실패.
싱글 모드에 자동 영역으로 설정한 초점은 대 실패. 초점을 자동 모드로 설정하면 내가 원하지 않는 포인트에 맞추는 경향이 있다. 내가 원하는 포인트에 맞춰주면 그보다 더 편할 수 없겠지만.
수동으로 초점을 맞춘 것도 실패했다. 갈색 얼룩이 파인더 안에서 그렇게 크게 보이지 않아, 초점이 맞았다고 생각해 눌러도 확대해 보면 안 맞은 걸로 나왔다.
수동 모드로 2차 도전한 사진이 그나마 갈색 얼룩에 근접한 초점을 보여줬다. 역시 칼 핀하고는 거리가 멀다.
니콘 단렌즈 35mm f/1.8G의 조리개 값 1.8로 찍을 때는 큰 덩어리의 움직이지 않는 물체를 찍을 것. 가급적이면 삼각대에 고정해. 예를 들자면 인물 사진.
꽃개를 찍을 때는 싱글 모드에 자동 영역으로 설정하기로 했다.
지금은 피곤하다고 가만있지만 보통은 정신없이 돌아다니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