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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샘글로 Mar 21. 2022

7. 관찰_교육은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일곱 번째 부모 교양 : 대상을 보고 제대로 알아야 잘 대응할 수 있다.

[아이작 뉴턴] 내가 가치 있는 발견을 했다면 다른 능력보다 참을성 있게 관찰한 덕분이다. 





네 번째 부모가 필요한 교육 양식은 

부모가 자녀를 적절하게 그리고 제대로 관찰하는 기술입니다.



관찰_목적을 향한 서막     


다양한 교육 정보를 활용하는 사람은 부모나 교사 등의 성인이지만 

교육 정보를 적용하는 대상은 일반적으로 아이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용할 아이들을 유심히 관찰해야 합니다. 


초기에는 그냥 살펴보는 것이 관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뭘 봐야 할지 어떻게 봐야 할지 그런 것을 몰라도 

자꾸 보다 보면, 그러니까 반복적으로 관찰하다 보면 

'무엇'을 봐야 할지 '어떻게' 관찰할지를 어느 수준까지는 저절로 터득하게 됩니다. 


아기 때는 언제 자고 언제 깨는지, 어떤 울음은 어떤 의미인지, 언제 모유나 우유를 제공해야 할지, 

그리고 기저귀를 언제 갈아줘야 하는지 등을 관찰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이때 안다는 것은 행동의 패턴을 알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오래 그리고 꾸준히 관찰할수록 아이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분명한 진리에 가까운 사실은 이 원리는 아기나 아이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성인이든 누구든 관심을 갖고 보면 그 사람에 대해 모르는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자세히 관찰하는 기간이 더해질수록 그 사람에 대해 더 알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이치입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일정한 행동의 패턴을 지니고 있으며, 익숙한 행동을 반복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런 일정한 행동 패턴의 묶음을 '성격'이라는 명칭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관찰을 하다 보면 성격보다는 규모가 작은 행동 패턴이 유지되다가 변하는 시점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자연스러운 변화일 수도 있고 (아기들은 이런 변화가 잘 발생합니다. 성장과 발달에 따른 변화라고 할 수 있죠), 어떤 사건을 경험하면서 행동 패턴이 변화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관찰을 하면 그 관찰 대상을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매우 단순한 진실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주위 사람들을 잘 모르거나 이해할 수 업슨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관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가까이서 오래 보면 관찰이 힘을 발한다


다시 아이의 이야기로 돌아오면, 아기에 대해서는 엄마가 제일 잘 압니다. 

왜냐하면 가장 오랫동안 가까이에서 보는 관찰자이기 때문입니다. 

엄마라서 모성이 강해서 잘 아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아빠가 육아 휴직을 하고 아기를 더 오랫동안 돌보는 환경이라면 

그 아기에 대해서는 아빠가 더 잘 알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단지 더 잘 볼 수 있는 관찰의 위치에 엄마가 있기 때문에 

대체로 아빠에 비해 엄마가 아이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을 뿐입니다. 

 

여러분이 읽고 있는 이 텍스트(글자)는 여러분이 능력이 뛰어나서 잘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저 가까이에서 읽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읽는 텍스트를  2~3미터만 떨어져서 보면 

시력이 좋지 않은 분들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 이치와 유사합니다. 


관찰은 가까운 물리적 위치에서
오랫동안 시간을 들여서 (이게 중요하다)
무엇보다 애정을 가지고 보면 그 효과를 볼 수 있다.
그 효과라는 것은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즉 대처방법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애정을 가져야 관찰을 잘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관찰'이 쉬운 일처럼 말하기도 하는데 

제대로 관찰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이 하는 말입니다. 


한번 보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 (사실 저는 이것을 '관찰'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관찰은 하나하나 분리해서 보면 쉽지만, 반복성이라는 특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관찰이 어려워지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운동을 한 번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그것을 반복해서 꾸준히 하는 일은 어렵습니다. 

10kg 정도의 짐은 한번 번쩍 들기는 쉬워도 한 시간 내내 들고 다니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관찰을 통해 쓸만한 데이터를 쌓으려면 반복적으로 그리고 어느 정도 오랜 시간을 살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꾸준히 관찰하여야 제대로 된 관찰의 열매인 대상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목적적 관찰, 관찰에 힘을 부여하기


계속 관찰하는 것은 매우 지루한 일이며 그것을 꾸준히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람은 근본적으로 산만합니다. 하나의 물체를 꾸준히 보는 것을 매우 지루해합니다. 

그래서 관찰하는 것 자체가 매우 목적적이지 않으면 쉬이 지치고 다른 곳에 관심이 옮겨갑니다. 


범인을 잡는 형사의 경우, 잠복수사 시 어떤 장소를 응시하고 교대해가면서 응시의 끈을 계속 이어갑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그 관찰이 '범인을 잡기'라는 목적을 지닌 '목적적 관찰'이기 때문입니다. 


관찰이 목적을 지닌 목적적 관찰일 때, 지속하는 힘이 생긴다


교육에 있어서 목적적 관찰을 하려면 지속적인 애정이 필요합니다. 

보통은 그것을 우리는 '사랑'이라고 부릅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상대를 '관찰'합니다. 

왜냐하면 그 상대가 부족한 것, 원하는 것을 채워주고 싶은 욕구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관찰'은 곧 사랑의 핵심 기술이기도 합니다. 


사랑은 상대가 성장하고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사랑이야말로 관찰에 강력한 목적을 부여합니다. 


그 사랑 덕분에  때로 연약한 여자였던 엄마가 

10kg에 육박하는 아파서 울다 잠든 아이를 업고 1시간을 버틸 수도 있는 것입니다.

다른 짐은 5분도 들기 힘들어하는데도 말입니다. 

어떤 여자도 하지 못하는 일을 엄마는 할 수 있게 되는 힘의 원천이 바로 이 사랑입니다. 


초점을 지닌 관찰, 발달에 따른 관찰, 행동 중심의 관찰


우리 아이에게 가장 좋은 교사의 대표적인 역량은 관찰을 잘하는 교사입니다. 


기본적으로 아이에게 애정이 있다는 것을 어떤 선생님은 꾸준히 관찰한다는 그 자체로 증명합니다. 


처음에는 관찰을 해도 잘 모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행동에는 나름의 패턴이 있습니다. 

아기 때는 기질에 따라 패턴이 다릅니다. 

짧게 자고 자주 깨는 아기가 있는가 하면, 한번 자기 시작하면 푹 자는 아기도 있죠. 

이것은 어떤 개입 없이 자연적으로 각자에게 발생하는 일입니다. 그것을 기질이라고 합니다. 

부모는 관찰을 통해 대응할 뿐입니다.


관찰은 이처럼 반복된 패턴을 알아보는데 유용합니다. 보다 보면 알게 됩니다. 

어떤 기술보다 대상을 이해하는데 유용한 기술이 바로 관찰입니다.     


그런데 관찰을 무작위로 하는 것보다는 초점을 가지고 관찰하면 효과적입니다.

그리고 아이의 해당 발달 시기에 자주 나타나는 행위나 과업을 중심으로 관찰을 하는 것이 유용합니다. 


아기 때는 먹는 것, 자는 것, 배변, 울음소리의 형태와 길이, 버둥대는 것 등의 행동 등은 관찰의 초점이 되는 것들이죠. 

초등 학령기의 관찰 내용은 친구를 어떤 방식으로 사귀는지, 부모의 말에 긍정적인 편인지 반항하는 편인지, 숙제를 잘 이행하는지, 수업에 적극적인지 조용하게 수동적인지 등이 관찰의 초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발달 단계에 따라 주요 관찰의 초점은 달라집니다.    

 

이런 관찰의 초점은 많은 육아, 교육 도서와 다양한 부모교육, 

온라인 동영상 매체의 정보 제공 등을 통해 얻을 수 있습니다. 

거기서 얻은 교육정보는 부모가 아이를 어떤 기준으로 관찰하여야 하는지 기준을 제공합니다. 

그것을 통해 무엇을 제공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을 생각하고 계획할 수 있습니다. 


그런 교육 정보 중 어떤 것을 실행하면 좋을지는 관찰을 잘한 부모는 어느 정도 감이 옵니다. 

물론 '이렇게 하면 우리 아이에게 효과가 있겠는데?' 정도의 느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밀하게 관찰을 적절히 하면 그런 직감은 어느 정도 잘 들어맞습니다.    


그러나 거기에서 자녀에게 구체적으로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할 지에 대한 통찰로 나아가려면 초점을 두고 관찰하면서 질 높은 관찰로 나아가야 합니다. 여기서 질높은 관찰이란 다양한 교육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내 자녀에게 맞는 적절한 지식을 찾을 수 있는 토대가 됩니다. 

      

그러한 질 높은 관찰이 어디로 나아갈 지에 대해 방향성을 부여하며 적절한 교육 정보를 바탕으로 한 지식은 그 과정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 통찰로 다다르게 합니다. 




당신이 어떤 새의 이름을 세상의 모든 언어로 알 수는 있겠지만,
다 알게 된다 해도 그 새에 관해서는 어떤 것도 알 수 없을 것이다.
이제 새를 보고 행동을 관찰해보자.
중요한 것은 바로 이것이다.
나는 매우 일찍부터 무언가의 명칭을 아는 것과
무언가를 아는 것의 차이를 습득했다. 
(리처드 파인만)



지금까지 이야기한 관찰에 관한 것들을 구조화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관찰의 단계]


첫 번째 단계 :  기준이 없지만 일정한 시간을 반복적으로 그냥 본다. 

- 그 과정에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 


두 번째 단계 : 관찰한 사항들이 몇 개가 모이면 아이의 몇 가지 패턴들을 알 수 있다. 이 패턴들이 모이면 아이에 대한 전반적 이해를 깊게 한다. 


세 번째 단계 : 단순히 패턴만 이해하는 것은 대처에 한계를 나타낼 수 있다. 

여기에 적절한 교육학적, 심리학적인 지식이 관찰의 기준이 된다면 

그 행동에 대해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방법에 이르는 통찰 단계까지 나아갈 수 있다. 


 [주의]  단,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그 지식이 자신의 자녀에 적합성 여부를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 

   나름 인정받는 공인된 이론도 정작 내 아이에게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점은 다섯 번째 "교육 정보 해석"에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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