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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덕수 Sep 01. 2016

5년 후, 너는 무엇을 하고 있지?

꿈과 목표의 차이

계획 없는 목표는 한낱 꿈에 불과하다

- 쌩텍쥐베리


회사 화장실에서 거울을 보며 숨을 가다듬었다.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10분 후면 드디어 꿈에 그리던 CEO를 직접 만나게 된다. 내가 되고 싶은 그 자리에 있는 사람. CEO라는 명칭 하나만으로도 나는 끌어 오르는 흥분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며칠 전 나는 명함첩에서 두 분의 사장님을 선정했었다. 명함을 교환할 당시 관심을 보여주셨던 분들이었는데 한 분은 화상회의 시스템을 개발하는 팝콤넷의 최승혁 사장님이었고 한 분은 전자상거래 솔루션기업 싸이버텍홀딩스의 김상배 사장님이셨다. 싸이버텍홀딩스는 2000년 한 경제주간지에서 한국벤처기업 20위 안에 선정되기도 했다. '저에게 한 시간만 투자해 주시면 나중에 더 많은 시간을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겠습니다.'라고 메일을 보냈다. 두 분께서는 흔쾌히 허락해 주셨고 이날은 김상배 사장님을 만나는 날이었다.


덕수야, 5년 후에 뭐 할 거니?


여러 얘기를 해주시다 갑작스레 나에게 질문을 던지셨다. 목표가 무엇이냐고 물으셨던 사장님께 자신 있게 경영자가 되고 싶다고 대답한 직후였다. 순간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 머리를 굴려 '군 제대 후 대학교 4학년쯤 되었을 것 같다'라고 답변을 드리려 했지만 기대하시는 대답이 아닌 것 같았다. 결국 나는 쭈뼛거리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덕수야, 목표가 있다는 것은 단순히 무엇이 되고 싶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목표가 있다는 것은 그에 따른 계획이 있다는 것이야. 세계일주를 하고 싶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지? 하지만 계획이 없다면 그것은 잠잘 때 꾸는 꿈과 다를 바가 없단다. 세계일주가 목표가 되려면 계획이 있어야 해. 3년 후에 일주를 한다면 1년은 일주를 하는 여정으로 삼고 2년은 그에 필요한 돈을 모으겠다. 2년 동안 1,000만 원이 필요하다면 1년에 500만 원이 필요하겠지. 이 돈을 다시 12개월로 나누면 한 달에 약 42만 원을 벌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 이번 주에 10만 원을 어디서 어떻게 벌겠다. 그리고 오늘 하루는 어떻게 보내겠다는 구체적인 내용이 필요하단다. 나는 덕수가 꿈을 꾸지 말고, 목표를 갖었으면 좋겠어."


누가 내 뒤통수를 한 대 후려친 것 같았다. 나는 목표가 확실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던 것이었다. 내가 경영자가 되고 싶다는 것은 잠잘 때만 꾸고 아침에 일어나서는 다른 행동을 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꾸는 꿈과 다를 바가 없었다. 갑자기 부끄러워졌다. 내게는 계획이 필요했다. 사장님을 만나고 몇 달 후 군입대를 하는데 군대에서 개인인생계획서를 쓰자고 마음을 먹었다.


우리는 여행을 떠날 때 계획을 세운다. 언제 어디를 갈지, 얼마가 필요한지, 무엇을 먹을지를 심지어 시간 단위로 구체적으로 정한다. 또 취직을 하거나 창업을 해도 마찬가지다. 회사의 큰 목표에 맞춰 전략과 계획을 세우고 매 달마다, 매 분기마다, 매 년마다 평가하고 다시 계획을 수립한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은 어떨까? 우리의 인생보다 중요한 것이 있을까. 인생의 모든 부분을 계획적으로 살아갈 필요는 없겠지만 적어도 큰 그림을 그리고, 세부 계획을 세워 하나씩 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열정대학 학생들에게 목표를 묻곤 한다. 대부분은 대답을 잘 못하지만 몇몇은 거창한 꿈을 얘기하기도 한다.

'20년 후에 100억을 모으겠다.', '30년 후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쓰겠다.'

답변을 들은 후 나는 본인이 생각했던 꿈을 목표로 만들어주며 질문을 던진다.

'그런데 오늘 몇 시에 일어났어? 20년 후에 100억을 모으고 싶으면 10년에 50억, 1년이면 5억. 이번 달에 적어도 4,000만 원을 벌어야 하는데? 게다가 오늘 못 벌면 내일부터 액수가 더 많아질 거야'

그러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깜짝 놀란다. 막연한 기대나 상상은 그것이 가능할 것이라는 착각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게다가 추상적으로 꿈을 꾸면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자신을 비난할 이유도 없어진다. 인간은 합리적이라기보다는 합리화하는 동물이다. 목표와 계획이 있을 때 우리는 이상에서 현실로 돌아올 수 있다. 그리고 지금 당장 내가 무엇을 해야 하고 얼마나 노력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스무살에 만난 CEO는 나에게 꿈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비법을 가르쳐주었다.



열정대학 스토리


프롤로그(Prologue)

1. 가짜 대학을 만들다

2. 알통학과? 섹스학과! 무슨 대학? : '하고 싶은 일'이 모두 과목이 되는 학교


Part 1 20대, CEO에 미치다

3. 라이프워크를 만나다 : 자신의 일생을 걸고 쫓아가야 할 테마

4. 명함은 나의 첫인상이다 : 저는 유덕수닷컴의 CEO 유덕수입니다

5. 벽은 내 마음이 만든다 : 돈이 없어도 비싼 세미나를 가는 방법

6. 5년 후, 너는 무엇을 하고 있지? : 꿈과 목표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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