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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쓰담 Mar 19. 2024

고기의 진실

(3월 초에 있었던 일입니다.)


포풍 같은 일주일이 지나갔다. 이사를 했고 퇴원도 했다. 인테리어 하는 동안 지낼 곳을 구했다. 짐을 간단히 꾸려 옮기고('간단'이 간단은 아니었지만) 살림살이 대부분은 맡겼다. 가구와 가전대부분 정리했다. 물론 일부는 가까스로 중고거래했다. 신혼가구를 보내는 일은 마음이 복잡하고 묘했다.


둘째는 폐렴으로 입원했다. 보통은 만 5일 정도면 호전되어 퇴원하는데 열이 완전히 잡히지 않았다. 원인을 찾으려고 바이러스검사도 했지만 아무것도 나오진 않았다. 삼일절이 있었고 퇴원은 이틀이나 미뤄졌다. 그렇게 병원에서 박 7을 보내었다. 분간 통원치료를 해야 하지만 폐소리도 괜찮고 열도 결국 떨어졌다. 퇴원하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 아이는 기운을 되찾았고 일주일 만에 줄넘기를 다니기 시작했다. 나만 감기로 3주 넘게 고생했다.


퇴원하면 꼭 고기 먹자며 남편은 전보다 더 열심히 고깃집을 찾았다. 가끔 가는 가게가 있었지만 다른 곳에 가보기로 했다. 동네에도 있지만 다른 점으로 갔다. 주차가 한몫을 했다.


"고기가 잘 안 들어가네."

열심히 먹다가 남편에게 말하고 젓가락을 내렸다.


"우리 한! @₩@인분 구웠을걸?" 남편이 말했다.

"응? 1인분?" 내가 되물었다.

"아니이- 7인분." 남편이 답했다.


처음에 가져온 접시가 2인분이었고 두 번째 접시가 어쩌고 저쩌고 계산하는 남편 소리가 터져 나오는 내 웃음소리에 묻혀서 자연스레 음소거가 되었다.



그리 먹어놓고 잘 안 들어간다니..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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