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기한 하루
오후 반나절은 신기함의 연속이었다. 호텔로 돌아와 잠시 쉬는 동안 비가 내렸다. 호텔 수영장에서 수영하기로 했는데 비가 와서 어쩌나 싶었다. 약속한 시간이 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비가 그쳤다. 덕분에 오랜만에 수영할 수 있었다. 자유형, 평영 등을 시도해봤지만 너무 오래 전 일이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수경도, 수영모도 없는 상황이라 그럴 수밖에 없었다. 개헤엄으로 수영장을 오고 가기를 여러 차례, 오랜만에 하는 수영이라 힘에 부쳤다. 수영을 끝내고 나오는 길, 거짓말처럼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마저 씻고 나와 벤탄시장쪽으로 향했다. 환전을 하기 위해서였다. 공항에서 바꾼 금액을 기준 삼아 중앙우체국에서 환전하려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쌌다. 검색 끝에 벤탄시장 근처 Hatam이라는 귀금속점에서 환전을 해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벤탄시장을 향했다. 여기저기 구경하며 벤탄시장에 도착했고, 우연히 그곳에서 지인을 만났다. 택시에서 내리는 지인을 발견한 순간 정말 깜짝 놀랐다. 서울도 아니고 호치민 한 가운데서 아는 사람을 만날 줄이야. 너무나도 신기했다. 환전을 하고 근처 맥주집에 가서 같이 맥주 한 잔을 했다. 맥주도 맛있고 사람도 좋았다.
호텔로 돌아와 가족과 함께 근처 S.H Garden으로 향했다. 음식도 맛있었지만 여기의 큰 자랑은 야경이었다. 맥주와 각종 베트남 음식을 배불리 먹었다. 해산물도, 채소도 다 맛있었다. 베트남 특유의 향을 느낄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향도 맛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틀째, 벌써 적응이 다 되었나 보다.
저녁을 먹고난 후에는 렉스호텔의 자랑이라는 루프탑 바에 갔다. 맥주 한잔과 함께 호치민의 야경을 볼 수 있었다. 여기 와서 본 것 중 가장 비싼 물가를 보며, 역시 호텔은 호텔이구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둘째날 밤에도 비가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