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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 간호 Dec 17. 2022

눈 덮인 만월암

눈 감으면 아른거리는 풍경

폭설이 내린 다음 날 서둘러 도봉산으로 향했다. 단풍으로 나에게 큰 감동을 주었던 만월암의 설경이 궁금해 참을 수 없었다.

아홉 시경 도착하니 아직 발자국이 많지 않고 눈도 녹은 곳이 거의 없었다. 특히 만월암 코스로 접어들면서 서너 사람의 발자국만 보였고 주변은 적막하기까지 했다.

전혀 다른 동화 속 세상~ 소복이 쌓인 눈을 손으로 쓸면 바람을 타고 날아갔다. 옷차림과 장비가 무거워 빨리 걸을 수 없었지만 느리게 흐르는 시간에 몸을 맡길 수 있었다.

멀리서 만월암에 다다름을 알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절벽 속에 폭 들어가 자리 잡은 만월암이 계단 길 끝에 보였다. 한 발 한 발 다가갈 때 뽀드득뽀드득 눈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여기까지 온 선물을 받은 느낌이었다. 그 보다 더 아름다운 선물은 설산을 바라보면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이었다. 풍경은 눈부시게 아름다웠고 커피는 너무 맛있었다. 이렇게 예쁜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한참을 만월암 위 바위에 앉아 있었다. 벅찬 마음을 안고 만월암에 다시 내려오니 스님께서 따뜻한 차를 주셨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차였다. 감사합니다. 스님~

작은 노력으로 이렇게 커다란 선물을 받은 난 아쉬움을 뒤로하고 하산하였다. 주변에 아무도 없어 노래를 하며 내려왔다. ‘사노라면 언젠가는 좋은 날도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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