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전철 안에 아날로그식 전화벨 소리가 울려 퍼졌다.
"따르르릉 따르르릉"
큰 소리에도 전철안 사람들은 누구도 소리가 나는 쪽을 쳐다보지 않았다.
곧 전화기를 든 한 남성이 헐레벌떡 전철 칸 사이로 몸을 숨겼다.
"모시모시~"
문 너머로 나지막하게 들리는 전화 통화에 자연스럽게 귀가 기울어졌지만 일본어 초짜인 내가 알아들을 리가 없었다. 정장 입은 회사원이었고, 통화를 하면서 굽신굽신 허리를 굽히는 걸 보니, 직장 상사나 고객과의 통화가 아녔을까 짐작한다. 그러고 보니, 전철 안에서 편히 통화하는 사람들을 본 적이 없다. 다들 입을 가리고 구석에서 간단히 답을 한 후 바로 끊거나 전철 칸 사이로 들어가 전화를 마친다. 얼마 전에 아빠 전화가 와서 전철 안에서 받은 적이 있었는데, 조용한 공간 안에 울려 퍼지는 내 목소리가 창피해서 바로 끊은 적이 있다. 아마도 다들 같은 심정으로 전화 통화를 하지 않는 거겠지? 그러고보니... 거리에서도 전화 통화를 하며 걸어다니는 사람을 본적이 없다. 다들 공공장소에서는 통화를 하지 않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