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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봄 Feb 14. 2024

봄날이 온다 해도

봄날 같은 겨울과 여름 같은 봄날이 섞여 어지럽더라도 잊히지 않는 것 하나 있다. 손에 꼭 쥔 핸드폰은 엄마 찾아 삼만 리로 난리굿을 떨더라도 고놈의 것 하나만은 어찌나 또렷한지 모를 것 있다.

꽃이 피었다고 남쪽에 사는 친구에게 사진 몇 장 향기처럼 날아들면 방구석에 들어앉아 덩달아 킁킁 꽃향기를 맡다가도, 웅웅 칼바람 올라타고 시샘추위 몰려들었다. 그깟 꽃송이들 꼴도 보기 싫다 가자미눈 뜨고 흘겨보았다. 건방진 건망증도 잊지 못하는 시샘추위가 저 언덕 뒤에 숨었을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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