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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thing Oct 16. 2018

어느 노인의 삶

어머니의 숨이 끊기고

젖먹이 동생은 품에서 차갑게 식어갔다.  

생존이 유일한 삶의 목표였다.   


두 살 많은 언니 같은 새 어머니,

줄줄이 태어나는 동생들.

숟가락을 줄이려 서둘러 혼인했다.     

 

정해준 사람과 연을 맺어

자연의 순리대로 아이를 낳았고

시간이 흘러 아이는 여섯이 되었다.     


고등학교는 보내자 싶어

아픈 줄도 모르고 농사를 지었건만

막내가 졸업하기도 전에 지아비는 홀연히 세상을 떠나버렸다. 


사라진 언니의 호적을 물려받아 

진짜 이름과 나이는 흔적조차 없는 

시대의 그림자 같은 삶을 살아온

우리 외할머니.


당신의 이름과 삶을 제가 기억하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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