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누기괄호 Oct 01. 2020

규칙없음: 넷플릭스 기업문화, 모두에게 좋은 문화일까?

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스팅스의 책 <규칙없음>을 읽고 되돌아보기

언택트시대에 맞게 요즘 가장 핫한 기업. '넷플릭스'의 CEO가 책을 출판했다는 소식을 듣고 꼭 읽고 싶었다. 

누구나 그렇듯 나도 선망하는 기업이기도 하고, 그들의 초고속 성장 배경이 궁금했다. 벼르고 벼르다 추석 맞이 독서를 하였다.


넷플릭스의 'High risk, High return' 문화. 익히 들어오긴 했었다. 대우를 최고급으로 주지만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얄짤 없다고.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넷플릭스는 더 높은 기준으로 팀원을 관리하고 있는 듯 했다. 가장 섬뜩했던 부분은 '평범한 직원도 내보낸다'는 부분이었다. 읽으면서 많은 생각에 사로잡혔다. 과연 넷플릭스가 말하는 최고급 인재에 나는 속할 수 있을까? 저런 문화면 직원들의 스트레스 레벨이 너무 높진 않을까? 우리 회사 문화는 어떻지? 나라면 이렇게 행동할 수 있었을까? 기업문화에 대한 책이긴 했지만, 회사에서의 나를 다시금 돌아보게 해준 책이었다.



빠르고 혁신적인 직장은 소위 말하는 '비범한 동료들'로 구성된다. 다양한 배경과 견해를 가지고 있는 비범한 동료들은 재능이 뛰어나고 창의력이 남다르며 중요한 업무를 능숙하게 처리하는 동시에, 다른 사람들과 긴밀히 협력한다



넷플릭스는 F&R (Freedom & Responsibility) 문화를 중요시하고 있다. 완전한 자유를 주지만, 여기에는 반드시 높은 책임도 따라야 한다는 것. 이 환경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필수조건이 전제한다. 

하나는 높은 인재 밀도(Talent density)를 유지하는 것이다. 평범한 2명의 사원보다 비범한 1명의 사원이 나으므로 특출난 인재로만 팀을 구성할 수 있도록 집중한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솔직한 피드백과 투명성이다. 넷플릭스에서는 직원들이 언제어디서나 서로 솔직하게 피드백을 주고 이를 통해 성장하는 문화가 일상화되어 있다. 이는 회사측에서도 마찬가지다. 직원이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마지막으로 자유 분위기를 형성한다. 불필요한 규정/승인절차들을 없애고 이들이 자신의 능력을 한껏 펼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조성한다.

이를 통해 최고급 인재들은 뛰어난 동료들과 함께 성장하며, 회사는 인재가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실제로 최고의 성과를 내는 선순환을 반복한다.



팀원 중 한 사람이 내일 그만두겠다고 하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고 설득하겠는가, 아니면 속으로 다행이라 생각하며 사직서를 수리하겠는가? 후자라면 지금 당장 그에게 퇴직금을 두둑히 주고 스타 플레이어를 찾아라 



그리고 이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Keeper Test 와 Feedback Circle 제도가 존재한다. 

키퍼 테스트는 말 그대로 내가 아직 회사에서 능력있는 인재인지 측정하는 테스트로 '제가 그만두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를 묻는 테스트이다. 개인은 상사에게 이 질문을 함으로써 사전에 회사에 제대로 기여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보완점을 보완할 수 있다. Feedback Circle도 이와 비슷한데, 팀원들에게 공개적으로 피드백을 받는 자리를 마련하고 이를 통해 개인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이다. 


텍스트로만 보면, 넷플릭스의 기업문화는 굉장히 선순환적이고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책에서 이야기해주는 몇몇 사례들을 보며, 과연 이 문화가 긍정적인 부분만 가지고 있을지 특히 한국에서는 제대로 도입될 수 있는 문화일지 의구심이 들었다. 엄청난 성과주의로 인해 직원 스트레스 레벨이 높을  수 있으며, 제대로 교육되지 않으면 올바르지 않은 피드백 문화로 인해 서로를 불신하고 회사 분위기가 냉랭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이전에 몸 담았던 스타트업도 넷플릭스 문화와 많은 부분이 닮아 있었다. 거침없이 피드백하는 문화나 휴가가 자유로운 부분, 성과 지향적인 부분 등. 경험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확실히 다른 문화보다 공격적이고 거침없다는 것이다. 사실 나 같은 경우는 해당 회사가 첫 회사였기 때문에 이 문화가  공격적이라는 것을 당시에는 인지하지 못했는데, 이직하고 나서 깨닫게 되었다. 아무튼 이런 성과주의 문화는 내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KPI에 대한 스트레스 레벨이 높았던 것도 사실이다. 또한, 올바른 피드백 문화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직원 교육이 필수적이며, 그렇지 않으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도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 문화에는 본받을 점이 당연히 있다고 본다. Keeper Test와 Feedback Circle 이 그 부분이다. 거침없이 피드백하고 상사에게 내가 지금 능력이 있냐고 다이렉트로 묻는 문화는 물론 충격적이다. 그리고 평가의 잣대에 오르는 일이니 두렵기도 할 것이다. 그럼에도 솔직한 피드백은 개인적으로 개인 성장에 확실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번 연말평가만해도 그렇다. 우리는 360 평가를 진행하는데, 나는 동료 혹은 매니저가 내 보완점에 대해 어떻게 작성했는지 궁금해했고, 그 부분을 명쾌히 알자 오히려 성장 자극점이 되었다. 회사 스타일에 따라 변형할 부분이 필요하겠지만, 나와 같은 스타일의 사람에게는 이 제도가 개인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 본다.


나는 과연 넷플릭스가 이야기하는 탁월한 인재에 얼마나 부합하는 인재일까? Keeper Test를 시뮬레이션해보면서 나의 대체가능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는 하루이다.

작가의 이전글 그 때 내가 그렇게 행동했던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