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이 나를 덮쳐올 때 by 최예시 작가 를 읽고
요즘 독립출판이 핫하다. 브런치의 영향도 크지만, 개성이 중시되는 사회로 변함에 따라 주체적인 삶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면서 독립출판에 대한 수요도 급증했다고 생각한다. 내 주변에서도 몇 몇 분들이 책을 출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먹고 살기도 바쁜데 사이드잡으로 나다운 삶을 실현하는 그들을 보며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오늘 후기를 쓸 '불안이 나를 덮쳐올 때'의 작가 최예시님도 이런 분들 중 하나다.
예시님은 작년에 비마이비를 통해 인연이 닿게 된 분이다. 책에서도 언급되듯이, 비마이비는 브랜드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이다. 전 회사에서 사업개발 매니저로 일하면서 브랜딩에 관심을 갖게 되어 무턱대고 비마이비를 신청했었다. 브랜딩에 관련해서 전무하는 나와 달리 그곳에는 브랜딩 전문가들로 넘쳐 났고, 자기만의 색깔로 부지런하고 주체적인 삶을 살며 내게 자극을 주는 분들도 많았다. 나와 달리 뛰어난 그들의 유창한 말솜씨와 퍼스널 브랜딩 능력에 감탄 했고, 나와 다른 세상에서 사는 사람들인 것만 같아 스스로가 작아지기도 했다. 2019년 한 해는 대단한 사람들 속에서 긍정적인 자극을 받으면서도 내가 좋아하는 일, 내가 살고 싶은 삶에 대해 고민이 많던 시기였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내가 잘하는 것은 뭔지, 나는 잘 살아가고 있는 건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이며 내가 살고 싶은 삶은 무엇인지. 고민만 잔뜩하다 시간이 지나며 나는 지쳐갔고, 이직과 겹치며 과연 이런 고민이 필요한 것일까? 그냥 조금 편하게 살아도 되지 않을까? 라는 자기 위안을 하며 그렇게 2019년이 지나가 버렸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예시님의 책 출간 소식을 들었을 때, 제목을 보고 지난 2019년의 나의 모습이랑 너무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나는 자주 불안한 편이라 제목이 그렇게 와닿을 수 없었다. 다른 분들의 후기를 보니 예시님의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졌고, 나는 책을 사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은 너무 공감되는 이야기였고, 술술 잘 읽혔다. 나와는 달리 불안한 부분에서 끝난 것이 아니라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서슴지 않고 도전한 예시님이 너무 멋졌다. 책에는 이와 관련해서 예시님이 유용했던 책이나 글귀, 팁 등이 있었는데 이번엔 나도 꼭 직접 해보리라 다짐하며 포스트잇으로 전부 메모했다. 이중 마음에 와닿았던 구절을 공유하고자 한다.
그 당시의 나는, 맹목적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만 좇다가 내 세계 속에 가장 중요한 나라는 존재를 놓치고, 타인과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불안만 증폭하는 시간을 보낸 것 같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괴롭고 답답했던 건 사회가 만들어낸 편견을 나 혼자 재단하고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나 자신이었다. 내가 만들어 놓은 틀 속에서 스스로 문을 열고 들어가, 그 틀 밖으로는 나오지 못했다.나를 자유롭지 못하게 만든 건 세상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었다
내 삶에도 나와 나의 대화를 기록해두는 미팅미닛이 필요하다
자신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혹은 나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일단은 현재에 집중해 튼실하게 하루를 사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다
기록은 내 삶을 관찰하기 위한 아주 좋은 도구이자 내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아주 중요한 비밀 열쇠이다
2020년이 한 분기 남은 시점에서 나는 다시 한 번 내가 원하는 것, 나의 삶의 방향을 찾기 위해 도전해보고자 한다. 거창한 걸 할 수 는 없을지라도 기록과 조금 더 친해져보고 싶다. 이직하고 나름의 삶에 만족하며 일기를 거의 쓰지 않게 되었고 생각도 많이 하지 않게 되었었는데, 다시금 기록해야겠다. 책에 나온 성장일기 - 업무적인 것이든 개인적인 것이든, 큰 것이든 사소한 것이든 하루에 성취한 성공과 목표, 하고 싶은 일을 적는 것(스물아홉부터 쓰는 인생전략노트)을 매일 기록해보고자 한다. 다시금 나 자신에게 귀 기울여보는 시간을 가져보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