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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실밖 Jul 03. 2019

브런치 일주일 체험기

페이스북과 비교해 본 브런치의 강점은? 약점은?

작가와 독자가 공존하는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는 다양한 분야의 작가지망생, 출간작가들이 모여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브런치 스스로는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이라 부른다. 몇 가지 이유로 '페이스북을 떠날까?' 하던 차에 눈여겨보았던 브런치에 들어가 보았다. 브런치는 크게 보아 두 부류의 사람들의 활동 공간이다. 한쪽은 '글을 쓰는 사람', 다른 한쪽은 '글을 읽는 사람'이다. 건조하게 말하면 글의 '생산자(작가)'와 '소비자(독자)'가 공존하는 공간이다.
 

생산자 역할을 하고 싶으면 '작가 신청'을, 소비자 역할을 하고 싶으면 작가들의 글을 열심히 읽어주면 된다. 작가 신청은 누구나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심사 과정에서 탈락하기도 한다. 출간작가는 글쓰기 능력이 검증됐다고 보는 듯하고, 자신의 저서가 없는 경우 5-6편의 글과 글쓰기 관련 경력을 심사하여 작가 등록, 미등록을 판단한다. 열 개의 매거진을 제공한다. 매거진은 일종의 카테고리인데 하나하나는 독립적이면서(매거진 단위로 구독 가능) 작가별로는 통합적이다. 이 부분은 확실히 페이스북에 비하여 좋은 기능이다.


페이스북은 주로 사용자별로 제공되는 타임라인 위에서 모든 일이 이뤄지고 브런치는 자기의 독립 공간에서 이뤄진다. 물론 페북에도 노트라는 기능이 있지만 브런치의 매거진에 미치지 못하고, 글 수가 많아지면 저장, 분류, 검색에 난점이 있다. 페북 자체가 현재적 기능을 중시하기 때문에 지난 글을 보려면 연도별 링크를 따라 들어가는 수고를 조금 해야 한다. 혹은 '과거의 오늘'로 들어가는데 아무튼, 페북의 단점은 브런치에서는 강점일 수 있다. 하지만 '작가의 욕망'을 제거한다면 누구든 글을 전시하고 네트워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브런치보단 페이스북이 탁월하다.

교실밖 브런치 프로필 화면


처음 작가 신청은 그냥 내 소개 간단하게 하고 글을 다섯 개인가 저장(저장은 본인만 보고 발행은 타인도 봄, 작가가 되면 발행 권한이 주어짐)해 두었더니 며칠이 지나 작가 등록이 됐다고 열심히 글을 써보라는 통지가 왔다. 그래서 그동안 써 두었던 글 중 브런치 독자들이 읽을 만한 글을 골라 올렸다. 어떤 것은 열독율이 굉장히 높았고, 어떤 글은 거의 읽지 않는 글도 있었다. 전반적으로 작가 자신의 이야기, 소소한 일상, 자녀교육 쪽은 많이 읽히고 사회성이 강한 글은 덜 읽힌다. 그러나 단지 일주일간의 느낌일 뿐이고 앞으로 더 관찰할 여지는 많다. 일주일 동안 브런치를 체험해 본 결과는 아래와 같다.


개괄적 통계


전체 조회수: 12,047

구독자: 87명
최다 조회: 5,101회(자녀의 성공을 위해 당신의 삶을 유보하지 말라)

최소 조회: 15회(무지한 스승)

전체 공유: 1,050건

최다 공유: 243회('과잉'에 관한 세 가지 이야기)

최소 공유: 0회(총 22편의 글 중 9편은 공유가 0)

최다 댓글: 8회(당신의 이야기를 써라)

최다 조회 발생일: 6월 27일(2,026건)
유입경로 최다: 페이스북, 카카오톡, 다음, 브런치  순

브런치 책방: 3권 등록(교육사유, 통통리더십, 수업전문성 재개념화) 등록이 된 책을 누르면 실제 온라인 서점으로 이동함


글 랭킹


특색 메뉴: 제안하기

'제안하기'는 의뢰자가 작가에게 출간, 강연, 협업 제안을 메일로 보낼 수 있는 폼이다. 이 메뉴로 인해 예비작가들은 글쓰기 욕구를 더 가지는 듯하다. 실제 이곳을 통해서 글쓰기 프로젝트도 있었던 것 같다.


<페이스북 VS 브런치>


페이스북의 강점

- 누구나 부담 없이 접근 가능, 어떤 글이든 올릴 수 있음
 - 작가/비 작가의 경계 없으나 글쓰기 특성상 파워유저의 영향력이 큼

- 페이지/그룹을 생성하여 다양한 동호회 활동 가능
- 친구 맺기, 차단 기능으로 어느 정도 자기 공간 통제 가능|
- 실시 메시징 기능 탁월
- '과거의 오늘'을 쉽게 꺼낼 볼 수 있음
- 글 저장 기능으로 본인만의 비공개 자료 공간 형성 가능
- 댓글과 답글 작동방식 우수

페이스북 약점
- 글이 타임라인에서 빠르게 사라짐(특히 주목받지 못하는 글의 경우 올렸는지도 모름)
- 노트 기능 있으나 활성화하기 힘든 구조(분류, 리스트 기능 부재)
- 빅데이터 수집 방식으로 사용자 취향에 맞는 광고를 수시 노출
- '글 저장소'로는 부적절. 자기 글도 찾기 힘들 때 많음
- 친구가 일정 수 이상이 되면 관리가 힘들어짐
-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끼리 의사소통하다 보면 어느새 그 안에 갇힘(다른 화면 노출 안됨)
  다른 영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모름. 이 부분은 사용자들이 느끼기 힘들 수 있는데 강점이자 약점임

- 편집 기능 부재

브런치의 강점
- 작가 등록이 되면 확실하게 자기만의 공간 창출
- 최소한의 편집 기능으로 유려한 페이지 제작 가능
- 10개까지 제공하는 매거진 기능은 탁월. 나중에 매거진끼리 묶어 책 만들기 가능
- 통계 기능의 제공(조회수, 공유수, 유입경로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
- 맞춤법 검사 기능 제공, 저장과 발행으로 구분(비공개와 공개)
- 책방 기능이 있어 기존 출간 작가들은 홍보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음
- '제안하기'는 작가지망생에게 새로운 기회 창출

브런치의 약점
- 게시물 간 편차 큼(비슷한 시기에 올린 글도 5,000회 조회가 있는가 하면 100회 미만도 있음)
- SNS 유입 의존성 큼(SNS에서 영향력이 큰 작가가 브런치 글도 쉽게 활성화시킴)
- 작가/비작가 경계(글쓰기가 서툰 사람은 작가 등록이 안됨)
- 댓글 소통이 페이스북에 비해 저조

거칠게 비교를 하고 보니 페이스북과 브런치는 상호보완적이다. 그리고 어디서든 '기존 SNS 영향력'이 강하게 작용한다. 이는 양쪽 다 작가 지망생 입장에서는 진입장벽이 높음을 의미한다. 내 경우에도 실험을 해보니 브런치 자체에서 발생하는 노출보다 SNS에 소개했을 때 생기는 유입이 훨씬 많았다. 더 글을 쉽고 편하게 쓰는 플랫폼도 생겨야 하겠지만, 한편으로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은 최소한의 글쓰기 공부가 뒤따라야 함을 방증하는 측면이다. 6월 25일 작가 등록이 승인됐는데 그 이후 조회수 늘었다. 6월 27일 가장 많이 읽었는데 '자녀의 성공을 위해 당신의 삶을 유보하지 말라'는 글을 올렸을 때다. 브런치 독자들이 자녀교육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매거진 이름은 자녀교육이 아닌 '부모교육'으로 했다. 내가 그들의 자녀를 직접 만날 수는 없으니 개념상 부모교육이 맞다. 처음에 '부모교육학'으로 했으나 매거진 이름을 모두 네 글자로 통일하자는 마음에 부모교육으로 했다.

날짜별 통계

일주일 정도 브런치를 해보고 주관적 입장을 섞어서 판단하는 것이라 분석이 거칠다. 일 년쯤 후에 다시 분석을 해본다면 의미 있는 여러 시사점들이 나오지 않겠나 생각한다. 앞서 이야기했던 대로 내가 '페이스북을 접을까?'라고 생각했던 것은, 지나치게 관심사 위주로 타임라인이 구성되는 구조 때문이었다. 이렇게 되면 특정 관심사 안에 갇힐 수 있다. 이미 페이스북은 관심사 그룹끼리 의사소통하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때로 나 자신을 철저하게 외부자적 시선으로 보고 싶을 때도 있고, 교육 밖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싶을 때가 있는데 페이스북은 나와 친소관계가 있는 사람들의 반폐쇄적 네크워킹을 한다. 역설적이지만 완전 개방 네트워크가 어떻게 친구를 가려 사귀느냐 따라 나도 모르게 한 가지 관심사 속에 구성원을 묶는다. 이 점이 페이스북에서는 아쉬웠다. 아울러 글을 많이 쓰는 사람들에게 페이스북은 체계적으로 정리해두기 힘든 구조다.

브런치를 일주일 써보니 여기에도 '부익부 빈익빈'이 있다. 작가로 등록된 사람들이 주로 글을 쓰고, 독자들은 읽는다. 이런 경계 구조에서는 조회와 공유는 많은데 댓글 소통은 거의 없다. 물론 작가들끼리 서로 소통할 수 있겠지만 관심사가 다르면 타인의 분야에 대하여 아는 척하기도 쉽지 않으니 페북에 비하여 상호작용이 떨어지는 요소로 작용한다. 대충 분석해 보니 브런치는 예비작가들의 등용문으로 여러 기회를 주는 장점이 있지만 그 내부적 소통은 다소 떨어진다. 때로 메인에 뜬 글조차 '습작' 수준의 글이 많고, 전반적으로 감성 콘셉트를 유지하다 보니 '감정 과잉'인 것들도 많다. 나는 이곳에서도 사회성 강한 글을 쓴다. 굳이 '교실밖'으로 필명을 정하여 교육 이야기도 하지만, 교육 밖의 이슈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보태려고 한다.
 
열 개까지 허용되는 매거진인데 아홉 개를 발행했고, 하나를 남겨 두었다. 어떤 영역으로 하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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