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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 독식사회

세상을 바꾸겠다는 그들의 열망과 위선

by 교실밖 Mar 2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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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들은 자신들이 주도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그리고 사회 변화를 마치 자신의 포트폴리오 안에 있는 다른 주식이나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대하듯 다룬다. 그러니 그들이 가진 편견도 자연스레 함께 반영된다. 이들의 구상은 대체로 민주적이지 않으며, 집단적인 문제 해결이나 보편적인 해결책을 고려하지도 않는다. - 엘리트 독식사회, 아난드 기리다라다스


엘리트의 구성은 민주적이지 않으며, 보편적 해결책을 고려하지 않는다엘리트의 구성은 민주적이지 않으며, 보편적 해결책을 고려하지 않는다


마이클 센델은 이 책에 대해 "더 나은 세상을 내세우며 민주주의를 대체하려는 시장의 승자들에 대한 예리한 비판"이라고 평했다. 근무처를 옮겨 다니며 학벌 좋은 고시 패스 공직자들을 많이 보았다. 이들은 시험을 통과하는 순간 엘리트 의식을 가지고 선후배 간의 네트워크에 편입한다. 물론 그중에는 마음이 따뜻하고 심지어 저항의식을 가진 사람도 있다. 극소수라는 게 문제지만.


엘리트가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은 그들이 개인적으로 누리는 특권에도 있지만 소위 그들만의 리그 속에서 집단화하고, 세력화하고, 카르텔화 한다는 것에 있다. 판검사의 출신 대학 분포를 보면 특정 대학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다. 서울법대다. 이들은 입법, 행정, 사법부에 두루 포진하여 오랜 기간 우리 사회의 지배 엘리트로 기능해 왔다. 그들만의 문법과 네트워크를 통해 더욱 공고해졌다.

리더 세계의 종다양성은 사라진 지 오래고, 민주주의 진전이나 사회 진화에 기여는커녕 퇴행에 일조해 왔다. 지금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것들이 엘리트 지배의 집약적 표현이다. 
사실 나는 엘리트 자체의 문제보다 깊게 관념화한 '아비투스', 즉 엘리트주의가 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엘리트 개인보다 이들의 집단적 카르텔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가치와 올바름을 따질 수 있겠지만, 때론 더 강고한 시민의 힘을 보여야 할 때가 있다. 젊잖게 균형과 절제를 말하는 대신 도리 없이 벌어진 다툼에선 '이기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할 수 있다. 책 읽다가 곁길로 빠졌다. 지금 무슨 책을 읽어도 어떤 행위를 해도 수렴되는 곳은 하나이기 때문이다.



엘리트 독식사회, 아난드 기리다라다스 지음엘리트 독식사회, 아난드 기리다라다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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