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을 맞았다.
회사 가는 매일이 고난으로 느껴지는 요즘, 사실 생일이 다 무에 소용이나 싶었다.
어수선한 사무실 분위기 중에 축하받는 것도 껄끄러웠고,
팀원들의 축하조차 괜시리 미안해질 것 같아 불편했다.
하지만 우려와 다르게,
그날 뜻밖의 큰 위로를 받았다.
생일이라며 동료들이나 팀원들이 작은 선물과 함께 전해준 편지를 몇 번씩 읽었던 것 같다.
오늘만큼은 웃을 일 많기를 바란다는 말, 시간 괜찮을 때 커피 한잔 하자는 말,
그런 따뜻한 말부터,
"당신이 있어 저도 버티고 있어요"
"당신에게서 많이 느끼고 배우고 있습니다"
"함께 일해서 참 좋아요"
"당신을 믿고 따르고 있습니다"
"우리 끝까지 해봐요"
"당신은 잘해낼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라는,
내가 하고 있는 고민을 알고 있는 이들이 생일을 빌려 전해준 진심들.
새삼 무척이나 와닿았다.
따뜻하고 좋은 동료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 귀하게 느껴졌고,
부족한 내가 그들에게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에 용기를 얻었다.
'나 잘해내야지'.
긍정적인 에너지가 오랜만에 솟았다.
편지 몇 장, 몇 개의 글귀에
적어도 그 날 내내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로 충만했던 걸 보면
이런 동기는 내가 일을 이어나가는 데 참 중요한 요소인 것 같다.
그래도 내가 꽤 잘하고 있고, 나를 믿어주는 동료들이 있고, 같이 헤쳐나가보자 라는 의지가 있으니
당장 눈앞에 닥친 난제들이 뭐 그리 대수냐 싶어진다.
그리고 실제로 그러하기도 하니까. 자꾸 잊고 살아서 그렇지.
생일이었던 게 얼마나 다행이었나.
적어도 당분간은 이 마음과 감정을 잊지 말아야겠다.
고마워요, 다들, 진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