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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우 변호사의 이슈체크 #3

코웨이 얼음정수기 니켈 중금속 검출 문제, 불량식자재와 국민의 건강권




먹을 것으로 장난치지 마라.

- 코웨이 얼음정수기 니켈 가루 검출 논란, 별 일 아니면 소비자 건강은 누가 책임지나?



Part 1.


지금 제 옆에는 물 한잔이 담긴 컵이 있습니다.

이 물을 마셔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입니다.


코웨이 정수기에서 나온 물이거든요.

저희 사무실도 코웨이 정수기를 사용합니다.

비싼 얼음정수기는 아니지만 저 물이 제대로 정수는 된 것이 맞을까 의심부터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코웨이 정수기에서 니켈 중금속이 나왔다는 뉴스기사를 방금 접했습니다.

기사에는 소량이라 인체에 무해한 수준이고, 원할 경우 소비자가 원하는 교환, 계약해지 등의 조치를 즉시

취해 주겠다는 코웨이 측의 해명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금 제 심정과 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물을 마셔도 되는 걸까?


코웨이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과문 일부 캡쳐


Part 2.


코웨이는 이와 같은 문제를 1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제품을 구입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이미 A/S절차도 상당히 진행하였다고 합니다.

참 발빠른 조치일까요?


코웨이는 정수기 내부에서 금속가루가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소비자들에게 이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습니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겠지요. 인체에도 무해한 수준이라고 하니까요.

남이 마시는 물에 해롭지도 않은 금속가루쯤 떨어지면 어떻습니까. 별일도 아닌데요.


사진 = SBS 뉴스 화면 캡쳐


물은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하는 자원 중 하나입니다.

저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체에 무해할지 유해할지 여부를 떠나 금속가루와 같은 이물질이 없는

깨끗한 물을 마시고 싶기에 정수기를 사용합니다.


그러니 인체에 무해하다 유해하다는 것은 사실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무해한 수준'이라는 표현도 온전히 무해하다는 의미는 아닌 것으로 들립니다.


정수기의 존재 목적은 '유해한 것이건 무해한 것이건' 상관없이 '불순물을 거른 깨끗한 물'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유해한 니켈'이건 '무해한 니켈'이건 뭔가 나왔다는 그 자체만으로 정수기는 본연의 임무달성에 실패한 것이죠.


코웨이는 이 점을 '쿨'하게 인정하지 못했습니다.

저와 같이 코웨이 정수기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분노는 '니켈의 유해성' 여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코웨이의 신뢰'에 기인하는 것임에도 코웨이는 이를 외면하는 것 같아 안타깝고 화가 납니다.


사진 = 옥시 가습기 살균제


옥시의 살인 가습기 살균제 문제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코웨이의 금번 사태도 무시할만큼 가벼운 일은 아닙니다. 우리는 그 동안 쓰레기만두, 상한 식자재를 이용한 식품류, 너무나도 위생적이지 못한 환경에서 작업되는 다양한 식거리 등 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돈을 벌려는 수 많은 사례들을 지켜보고 분노했습니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국민의 건강에 대해 적극적인 배려가 이루어지는 사회였으면 좋겠습니다.



Part 3.


기왕 말이 나온 김에 코웨이 정수기의 니켈 검출 이슈가 법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도 검토해 보겠습니다.


1. 만일 코웨이 정수기에서 나온 중금속에 의해 질병이 발생하였다면 코웨이는 당연히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습니다. 제조물책임법에 따른 손해배상이 적용될 사항으로 보입니다.

정수기 내부에서 금속가루가 떨어진 것이므로 제조물의 결함에 대한 다툼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단, 정수기로부터 나온 니켈이라는 중금속의 체내흡수가 발생한 질병의 발병원인이 되었다는 인과관계의 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작용할 것입니다.


2. 별도의 질병이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코웨이로서는 해당 정수기의 사용자들이 받았을 정신적 충격에 대한 위자는 어떠한 형태로든 해주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이번 코웨이 문제는 코웨이 측에서 사용자들의 마음을 달래 줄 충분한 방안을 강구하여 내놓지 않는 이상 해당 정수기 사용자들의 집단소송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3. 불량제품을 사용하는 기간 동안 소비자들로부터 정상적으로 지급받았던 렌탈료에 관하여도 코웨이는 일부 책임있는 자세를 견지해야 할 것입니다. 정수기 렌탈은 하자 없는 정상의 정수기를 통해 이물질이 걸러진 '정수'를 지급받는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인데, 인체의 유해성 여부와 관계없이 제대로 '정수'된 물을 공급받지 못한 상황이라면 렌탈의 목적이 과연 정상적으로 달성된 것이라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코웨이의 책임이라는 요소를 중심으로 간략한 법적쟁점을 짚어봤습니다만, 기실 법으로 해결하는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소비자의 신뢰를 잃은 코웨이가 과연 얼마나 책임있는 자세를 통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다시금 회복할 수 있는 기업적 태도를 보여주는냐가 이 사건의 주된 포인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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