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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드미니 Jan 04. 2021

4-2 멀리 가기 전 다시 찾은 엄마의 고향

투 코인 체인지


  파리로 가기 전 한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도시인 부산으로 떠났다. 내가 좋아하는 도시! 2년이 넘어서야 다시 올 생각을 했다. '이곳은 벌써 봄이 오고 있구나!' 입고 온 옷이 너무 과하게 느껴지는 부산의 봄날은 콧구멍을 벌렁이게 만들었다. 많이 돌아다니지는 못했다. 예전에 비해 체력이 더 저질이 되어 버려 남포동만 구경하고 바닷가로 넘어가 빈둥빈둥거렸다. 이런 빈둥이는 없을지도 모른다.



  오랜만에 보는 해운대의 풍경은 내가 좋아했던 이탈리아 남부의 풍경과 닮아 있었다. 난 아직도 그곳이 더 그립지만 저 멀리 언덕 위에 다닥다닥 늘어선 집 모양이 조금은 그곳의 형체를 담고 있었다. 예전에는 내일이 없는 것처럼 미친 듯이 돌아다녔는데 이번 부산여행은 그냥 찰칵 몇 번만 찍고 만다. 그리고 다시 바닷가에 서서 파도 소리를 들었다. 



 이튿날 하늘에 새들이 한가득이다. 모래 위를 걷지만 제발 조류들이 나에게만은 오지 말라며 혼잣말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런 내 마음을 모르는지 새우깡을 하늘에다 마구 뿌려댔다. 그때마다 날개를 펄럭이며 날아다니는 조류들은 진심 무서웠다. 바다는 좋지만 ' 조류들아 나에게는 오지 말아 주겠니?' 아마도 사람들은 도망 다니기 바쁜 날 이상하게 봤을 것 같다. 하지만 조류는 참새만 한 크기 아니고서는 사양이다. 그런데 내가 담은 부산 바닷가 사진에는 새들이 많다. 역시 사진에는 새가 들어가야 멋있다. 아이러니하다. 그렇게 무서워하지만 사진 속 새는 멋있으니 말이다. 난 바닷가를 뛰어노는 아가들 보다 새를 무서워하는 쫄보 어른.



 날이 맑아져 감천문화마을이 가보고 싶어졌다. 엄마의 고향! 3년 전에 비해 많이 상업적으로 변해 있었다.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이니 아쉬워하지 말자! 어린왕자 곁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선 줄이 저 끝까지 늘어져 있었다. "하 그냥 지나가자." 여기저기 지고 있는 동백꽃들! 한철을 위해 기다렸다 금방 사라지지만 난 역시 예쁘게 피어나는 꽃들이 좋다. 다시 시내로 돌아갔다. 그리고 바라본 부산의 전경. 겨울옷을 챙겨 입을 정도로 날이 추워졌지만 하늘은 맑아 좋았던 날이다. 무언가를 생각하고 결정하자며 왔지만 정작 해야 할 생각들을 정리하지 못하고 돌아간다. 답이 없는듯하다. 인생 뭐 있나 즐겁게 살고 잡다.




'피고 지는 꽃을 좋아하는 것처럼 나 또한 한철의 꿈을 좇아 살아가는구나.'






#사춘기 #백사십춘기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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