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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드미니 Jan 27. 2021

4-4 불안

투 코인 체인지

 

갑자기 불안하다. 스물아홉에는 유럽에 못 갈까 봐 불안했고, 서른 하나에는 막연하게 불안하다. 가고 싶은 곳들 때문에 정착하지 않았고, 앞으로 하고 싶은 것들 또한 미정이기에 난 언제나 불안하다. 한 치 앞을 못 보고 살아가는 게 인생이지만 정말 내일이 없이 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사십춘기라는 제목으로 여행 프로그램이 생겼지만 나의 인생은 사십의 몇 배인 백 사십춘기를 살고 있는 것만 같은 삶이다. 언제쯤이면 방황하는 마음의 끝을 붙잡을 수 있을까? 


 다시 떠나는 여행길에 나에게는 사자의 심장과 독수리의 용맹함이 필요한 것 같다. 잔 걱정이 많은 겁쟁이라서 조금의 용기를 심장에 담아 두어야 한다. 걱정이 많은 겁쟁이 주제에 넓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하니 참 아이러니하다. 차라리 집순이를 하면 걱정 없이 살아갈 것을 호기심은 많아서 자꾸 밖으로 나가려니 절충이 될 수 없는 성격 탓에 나 자신을 괴롭히고 있지 않은가 잠깐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나는 떠나가야만 한다. 이미 답은 정해졌으니 내가 보고 싶은 세상을 보고 오겠다고 그러니 사자의 심장을 달라고 기도해본다. 



 서른하나, 서른둘 내가 살 수 있는 날까지는 용감하고 지혜로우며 마음이 풍요로운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한없이 불안 하지만 결국은 찾아내기를 그리고 난 파리로 가는 비행기를 타게 되었다. 서른한 살의 봄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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