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으러 집에 왔다가 사무실에 가려는데 첫째에게 전화가 왔다.
정확히는 나에게 온 전화는 아니고 엄마에게 온 전화.
아직까지 애들은 둘다 전화기가 없어서 콜렉트콜을 이용해서 전화를 한다.
전화 내용을 들어보니 오늘 학교는 끝났고 방과 후를 가야 하는데 머리가 아프다는 내용.
방과 후가 오늘은 컴퓨터로 알고 있고 첫째 둘째 둘다 컴퓨터 방과 후를 좋아하한다.
그런데 그런 방과 후를 빼고 싶을 정도면 정말 머리가 아프다는 ?
지금도 조금 아프지만 컴퓨터 방과 후를 하고 나면 더 머리가 아프다고 한다.
'음... 혹시나 학교 컴퓨터 해상도가 안좋은가? 주파수 얼마로 셋팅했지? '
공대생의 아빠 머리에는 아이가 아프다는 데 이런 생각뿐이다.
어쩔 수 없다.
집에 온 아이는 그래도 좋아 보였다.
그래도 마음이 그래서
"아빠 회사 가는데 같이 나갈까? 커뮤니터에서 음료수 사줄게."
머뭇 거리던 아이는 같이 따라 간다고 했다.
커뮤니티에서 레몬에이드를 사주고 밖으로 나오는데 왠지 아이랑 같이 그네에 앉아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아빠랑 같이 그네에 갈래? 그네 타면서 음료수 마시자."
"아빠. 저는 그렇게 낭만이 있지 않아요."
"아니. 무슨 그네 타는 것 가지고 낭만까지 가? "
"그네 타면서 음료수 마시면 흘릴 수 있어요."
'그래... 그네는 나중에 여자 친구랑 타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