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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풍 Nov 04. 2024

매달 들어오는 수익의 달콤함 - 2


총 15세대의 원룸 투룸과 상가로 이루어진 건물. 

땅은 100평에 큰 도로에 있어서 6층 반듯하게 지어진 건물이었다. 

아파트와 다르게 원룸은 매수할 때 ‘매물장’이라는 걸 참조한다. 

매물장에는 각 호실별로 보증금과 월세 등이 적혀있고 가장 마지막에는 

월 수익률이 아주 큰 숫자로 적혀있다. 

수익률 : 13%

저 두자리수의 수익률은 마치 나에게 너를 위한 거야라는 눈짓을 보내는 것 같았다. 

지금이라면 더 수익률이 얼마나 터무니 없는 숫자인지 알았을 것인데 부동산 초보였던 나는 저 숫자를 신뢰하였다. 

이번에는 왠일인지 부모님도 알아서 하라고 하셨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어머니는 반대하셨다고 한다. 하지만 아버지께서 어머니를 설득하셨다고 한다. 

‘ 이번에는 그냥 풍이가 하고 싶은데로 둬 봅시다. 저렇게 하고 싶어하는데…’

막상 매수를 결정하고 나서는 걱정이 앞섰다. 

‘정말 잘 매수하는 것일까?’

우선 내가 할 수 있는 하기로 했다. 

매물장에 잇는 전월세 시세가 정확한지 체크가 필요했다. 가짜 임차인이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인터넷 어딘가에서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말로 사람이 살고 있는지 아침과 저녁으로 가보았다. 불은 켜져 있는지 체크해 보았고 가스 계량기는 돌아가고 있는지도 확인하였다. 

세대 내부는 들어가 보질 못했다. 지금도 대부분 그런데, 원룸 건물은 임차인이 살고 있기 때문에 공실이 아니면 내부를 보기 어렵다. 

좀 미심쩍은 부분이 있었지만 이미 난 저 건물에 푹 빠져 있었기 때문에 매수를 결심하였다. 남은 건 얼마나 가격 조정을 하는가 였다. 

지금의 나라면 충분한 가격 조정을 하고 안되면 안사면 그만이지만 그 당시에 나는 그러질 못하였다. 그리고 그 당시의 부동산 분위기는 꼭 매수자 우위 시장은 아니었다. 

생각만큼 가격 조정이 안되었지만 그래도 진행하기로 하였다. 

마지막 허들은 대출이었다. 

당시 건물에는 10억 정도의 대출이 있었다. 지금과 다르게 대출 승계가 가능한 시절이었는데 문제는 내가 스타트업에 다닌다는 것이었다. 

이 때 알았다. 대기업에 다닌 다는 것이 꼭 연봉이 좋아서가 아니라 나의 신용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다행히 아내가 회사를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대출 승계도 겨우 겨우 해결을 하였다. 

2016년 봄부터 시작한 나의 건물 매수기는 가을에 마무리 되었다. 막상  매수를 하고 나서는 얼떨떨 하였고, 매수만 하면 모든 게 다 처리가 될줄 알았던 부수적인 일들은 내가 일일이 챙기지 않으면 안되는 것들이었다. 

 그렇게 나는 내 집도 없는 상태로 1가구 16주택자의 길로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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