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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지원 Nov 10. 2024

도시의 생얼 2

플레이스/서울

도시를 보는 힘에 대해서 계속 생각 중이다. (힘. power. 뭐만 쓰려고 하면 힘이 들어가는 것도 문제다.) 지난 글에서 언급했던 [플레이스/서울]은 절판되어 정가보다 두 배 가격에 온라인 중고 서점에서 구매했다.


서구도시에서 배워야 한다는 가스라이팅, 한국의 도시는 난개발이라고 생각하면서 개발사업을 밥벌이로 삼은 사람이 느끼는 근심, 한편으로는 건축 순혈 주의에 대한 반감, 마치 조별 과제 안 되는 팀(요 며칠 더.. 트럼.. 읍읍) 같은 지구에서 당장 오늘만 생각하며 사는 사람으로 나는 직시하는 것의 의미를 알고나 있는 건지 돌아본다.


산을 옮기기 전 눈앞에 돌을 옮긴다.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하기 전 심플 하게 도시를 바라보는 관점을 도와주는 문장들을 옮겨 적는다. 이 책은 사진이 많고 글로 채워진 페이지 몇 장 없는데 베껴 적을 만한 문장이 많다.

플레이스/서울 - 피터윈스턴페레토, 사진-신병곤


서울의 혼란스러운 양상은 저마다의 개별 논리가 있는 독립적인 요소들로 이루어지는데, 사람들은 이 요소들을 하나의 집합적인 전체로 배열하고 질서를 부여하려 줄기차게 노력한다. 다시 말하면 변화를 거듭하는 합성물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의 실상은 후자에 가깝다. 서울을 구성하는 개개의 동네들은 살얼음 조각들처럼 서로 붙어 있을 따름이다. 언제라도 떨어져 나갈 수 있지만 기반 시설이라 통용되는 도로와 교량, 옹벽 따위의 매개 시스템 덕분에 한 덩어리가 된 것이다.


정치인이 도시의 미래상을 그리는 주역으로, 개발업자가 실질적인 건설 책임자로 부상하면서 건축가의 역할을 대신하게 된 이러한 변화를 균형 있게 다루기 위해, 나는 일체의 이론적 분석을 배제한 채 서울의 특색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도시 해부의 여정에 착수하기로,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시장 추종자나 아이콘 제조자가 아닌 비판적 논평가로서 건축가의 역할에 다시 시동을 걸어보기로 했다.


어떤 규제의 시도도 본능적으로 비껴가려 하는 한 도시를 숙고하고,


서울의 자연경관은 '도시 개발'이라는 주요리에 곁들이는 고명처럼 간주되는 악폐에 시달리고 있다.


무엇 때문에 이러한 동시대의 신도시는 건축가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인가? 그런데도 잠재적 입주자들에겐 그렇게나 호소력이 있고 매력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그들은 왜 그런 동질적이고 익명적이며 특징 없는 장소를 열망하는가? 이제는 간극을 메워야 할 때다. 동탄을 언제까지나 조소만 할 게 아니라, 동탄은 하나의 현실이다. [출처 : 플레이스/서울 - 피터 W. 페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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