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도 아름다운 야경으로 유명하나 혼자 여행자이다 보니 늦은 밤 야경을 보러 다니는 것이 잠시 망설여졌다. 이런 나의 생각을 듣고 민박에 같이 머물던 아가씨가 자기는 오늘 런던 시내에서 쇼핑을 할 건데 저녁에 시내에서 나랑 만나 같이 들어올 수 있으니 야경을 즐겨 보라고 적극 추천해 주어 용기를 내게 되었다.
숙소에서 좀 쉬다가 어스름한 저녁, 버스를 타고 런던 브리지 쪽으로 갔다. 여름이어서 해가 빨리 지지 않아 아마도 거의 8시를 넘긴 시간이었던 것 같다. 더 어두워지기를 기다리며 다리 가까이로 가 보았다.
나처럼 야경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다리 근처에 많았고 노천카페에서 아름다운 석양을 보고 맥주나 차를 즐기며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도 많았다.
뭔가 여유 있고 편안해 보인다고 할까? 낮에 보는 쨍한 풍경과 달리 어둠이 내려앉은 템즈 강가 풍경은 운치가 있고 더 아름다워 보였다.
런던아이도 낮에 본 것보다 밤에 보니 더 아름다워 보인다.
사진을 찍고 또 찍고... 강바람을 맞으며 멋진 풍경을 보고 있으니 여행 내내 했던
'이 여행 오기를 잘했다'란 생각이 다시 나를 행복하게 해 준다.
빅벤도 낮에 본모습과는 다른 느낌을 주었다.
밤늦게까지 버스가 있어서인지 시내에는 야경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아 내가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안전한 느낌이었다.
민박 친구와 같이 숙소로 돌아오면서 그 친구의 이직이야기, 여행 고생담 등을 들으면서 비록 나이는 달라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었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의 살아온 이야기를 듣는 것도 여행의 또 한 가지 즐거움이란 생각을 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