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도에서 매년 체험학습을 하는 복 많은 학생들
프라도 미술관을 두 번째 방문한 날은 월요일이었다. 다른 날보다 유난히 학생들이 많다고 생각을 했는데 내가 돌아보고 있는 미술관에 초등학생쯤으로 보이는 학생들이 3명 정도의 어른들과 함께 들어오더니 그중 한 명이 그림 앞에 서서 설명을 하였고 학생들은 모두 그 설명을 집중해서 듣고 모두 같은 공책에 적기도 하는 것이었다.
나의 직업의식이 바로 이런 때 발동한다.
뒤쪽에 앉은 여성에게
나: 한 가지 질문해도 되나요?
여성 : 예 얼마든지.
나: 이 학생들은 초등학교 학생들인가요?
여성 : 이 학생들은 초등학교 학생들이고 지금 미술관에서 현장 수업을 듣는 중입니다.
나: 와! 멋지네요. 저는 한국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있으며 방학을 이용해 미술관을 방문하고 있어요. 혹시 학생들이 적고 있는 공책을 잠시 봐도 되나요?
여성 : 예. 보세요.
나: 이 공책이나 학생들 사진을 찍어도 될까요?
여성 : 물론이죠. 우리 학생들은 매년 이렇게 미술관에 와서 그림을 공부한답니다.
나: 정말 부럽네요. 앞에서 설명하는 분은 누구신가요? 교사인가요?
여성 : 아니요. 우리가 교사이고 저분은 미술관의 해설사입니다.
나: 감사합니다. 이 학생들은 정말 멋진 경험을 하고 있는 거네요.
우리는 오랫동안 계획하고 많은 경비를 들여서 스페인에 와서 간신히 하루 정도 미술관을 돌아보는 것도 정말 호사스러운 일인데 이 많은 작품들을 매년 돌아볼 수 있다니 정말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그림을 싫어하는 학생들도 있겠지만 매년 습관처럼 돌아본 미술관 체험학습의 경험은 학생들에게 직접적,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고 그들의 인문학적 지식을 얼마나 높여줄 것인가 생각하니 한번 더 조상을 잘 만난 덕을 톡톡히 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프라도 미술관에는 초등학생들 뿐만 아니라 중, 고등학생들도 단체로 관람을 하고 있었고 대학생, 성인 화가로 보이는 사람들은 미술관에서 이젤을 펴 놓고 명화를 보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아마도 회화를 전공한 사람일 것이라는 추측이 되었다. 이 멋진 그림들 속에서 그림을 그리고 감상하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즐길 수 있는 여건이 다시금 부러워지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