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미니멀라이프를 하겠다고 선언한 지 최소 5년이 지났다. 그리고 수많은 쓸데없는 것과 쓸데 있는 것들을 사들였다. 올해 상반기에는 캠핑에 빠져 캠핑장비만 열심히 사들였던 것 같다. 그리고 늦은 여름 아이가 생긴 것을 알게 되고, 위기의식이었는지 음식을 제외하고는 쇼핑을 거의 안 했다.
9월부터 내가 산 물건들이 뭐가 있는지 확인해 봐야겠다.
1. 원피스잠옷: 제대로 된 잠옷이 없어서 가지고 싶었다. 그리고 배가 나오면 바지 잠옷을 못 입기 때문에 미리 샀다. 지금도 내가 가진 옷 중에서 제일 편하게 잘 입고 있다.
2. 겨울 신발: 12월에 서울에서 회식을 하는데 신고 갈 신발이 없어서 베어파우 로퍼를 샀다. 겨울 신발은 어그슬리퍼뿐이었는데, 회식장소가 호텔이라 슬리퍼는 좀 그래서 산 건데, 배송이 늦어서 결국 구두를 들고 어그슬리퍼를 신고 갔다. 그래도 겨울에 신을 수 있는 신발이 운동화 하나밖에 없었는데, 옵션이 생겨서 좋다. 요즘엔 너무 추워져서 어그슬리퍼도 신고 나가면 뒤꿈치가 너무 시렸다.
3. 임부복 치마, 레깅스: 배가 나오면서 스타킹이 너무 불편했다. 레깅스를 몇 개나 사야 할지 고민하다가 치마 1개, 레깅스 1개만 샀는데 1개만 사길 잘한 것 같다. 그렇게 외출할 일이 많지가 않다. 봄에는 원래 입던 원피스를 입으면 되니까, 아마도 출산 전까지 임부복을 더 살 일은 없을 것 같다.
4. 수분크림: 원래 일리윤 크림(바디겸용)만 사용하고 있었는데, 겨울이 되면서 너무 건조했다. 친구들이 집에 와보고 우리 집이 너무 건조하다고 인정해 줘서, 아토베리어 크림을 샀다. 훨씬 덜 건조해서 잘 산 것 같다. 남은 일리윤 크림은 얼른 몸에 발라서 없애버려야 하는데 바디크림 바르기 너무 귀찮아서 큰일이다.
5. 커튼: 이사 오면서 거실이 너무 커져서 거실에는 커튼 사이즈가 안 맞았다. 지금까지는 반도 안 가려 진 채로 잘 살았는데, 올 겨울 너무 추워서 정말 큰 고민 끝에 커튼을 샀다. 내일 도착한다는데, 얼른 도착해서 우리 집을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6. 손톱깎이: 처음 독립하면서 집에서 가지고 온 손톱깎이(KB국민은행에서 받은)를 썼는데, 임신하고 손톱이 너무 빨리 자라다 보니 손톱깎이 성능이 마음에 안 들었다. 친정에서 엄마가 쓰는 걸로 하나 샀는데, 절삭력이 다르다. 이전 꺼는 버렸다.
7. 스토케 트립트랩: 머쓱. 아기용품을 정말 하나도 안 샀는데, 트립트랩은 내추럴로 꼭 사고 싶어서.. 어쩌다 보니 미리 사버렸다. 유치원 때까지 쓴다니까 잘 쓰다가 나중에 중고로 팔아야지.
고민을 많이 하고 산 물건들이라, 다행히도 불만족하거나 사용 안 하는 물건은 없다. 하지만, 뭐든 가지고 있으면 좋은데, 이게 꼭 필요한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게 아직도 너무 어렵다. 일년후에 다시 봐야 정말 잘 산건지 알 수 있으려나?
아기를 키우면 물건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텐데 계속해서 미니멀라이프를 잘 유지하도록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