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친구가 회사 메신저로 뜬금없이 나는 아이를 낳을 생각이 있냐고 물어왔다. 나는 원래는 없었는데, 요즘은 낳는 쪽으로 마음이 기운다고 대답했다. 나는 예전부터 낳을 거라면 두 명이 좋겠다고 생각했으므로, 안 낳거나 낳으면 두 명 이라고도 대답했다. 몇 주 전, 친구들과 만났을 때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왔고, 비슷하게 대답했었다.
3~4년 전만 해도 딩크로 살 생각이었다. 그 생각은 꽤 확고했다. 나는 세상살이가 만만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이런 세상에 아이를 내 마음대로 내놓는다는 게 좀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그리고 내 입장에서는, 아이가 생기면 나는 끝없는 욕심이 생길 것 같았다. 이왕이면 많은 걸 보고 배우게 하고 싶고, 물려주고 싶어질 것 같았다. 내 한 몸이야 흘러 흘러 살아가면 된다지만, 아이가 생기면 그런 마음을 간직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이런 생각이 변하진 않았지만, 요즘은 내가 더 나이를 들었을 때를 생각하곤 한다. 내가 먼저 세상을 떠나고 부인이 혼자 남았을 때라든가, 너무 늙어서 눈이 침침하고 변해버린 세상이 낯설게 느껴질 때 말이다. 그때가 되면 나는 너무 무서울 것 같다. 사람들은 내가 알아듣지 못하는 말을 하고, 이해할 수 없는 기계들이 생기고. 고집스럽게 아닌 척하겠지만 나는 무척이나 무서울 거다. 키오스크가 어려운 노인의 모습이 겹쳐 떠오른다.
한편으로는 나를 닮은 아이를 낳아서 내가 했던 생각들과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물려주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그건 참 행복한 일일 거다. 나쁘지 않은 일일 거다.
시간을 10분으로 제한하고 생각을 써봅니다. 퇴고도 없고, 미리 정해둔 주제도 없습니다. 그날그날 생각나는 주제로 생각나는 순서대로 정제되지 않은 포스트를 올려볼까 합니다. 10분 땡 하면 쓰다 만 글이더라도 마감을 합니다. 목표는 매일인데, 일주일에 한 번쯤 쓰면 다행입니다.
머릿속의 구상이 구체화되는 게 너무 느린 것 같아 해 보는 연습입니다. 1년쯤 지나 그동안 썼던 글들을 보면 점점 나아지는 모습이 보였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