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Cinema, Cinema.
초등학교 5학년 때, 저는 상암 월드컵 경기장 영화관이 세상에서 가장 큰 영화관인 줄 알았습니다. 무엇보다 한 번도 다른 영화관에는 가지 못 했으니까요. (물론 롯데시네마 빼고는.) 제가 본격적으로 영화를 사랑하게 된 것은 아마 중학생 때로 거슬러 가야 할 겁니다.
중학생 때, 신촌에 영화관을 다니면서 저는 여러 영화를 보았습니다. 그 때 당시에는 놀토가 없다 보니, 격주로 학교에서 하는 동아리 활동에 참여했어야 했고. 저는 영화 관람을 하는 동아리에 들어갔습니다. 신촌에 가서, 영화를 보고 그리고 헤어지는 수업. 수업 입니다. 공식적으로는요.
나의 영화 성지. 신촌 아트레온은 없어졌지만, CGV가 생겨서 역시 자주 가고 있습니다. 사실대로 말씀드리면, 오히려 더 좋은 거 같기도 하고요. 하지만 조금은 아쉽기도 합니다.
신촌 메가박스야, 뭐, 유명하니까요. 거기에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은 아직도 무성하죠. 하지만 정말 본 적은 없습니다. 옛날 심야영화 티켓을 끊어 놓고, 하룻밤 주무시려는 손님들 때문에 생긴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 때는 그런 사람이 실제로 있었다고요. 게다가 대학가다보니, 더더욱.
중학교 때, 저는 마블의 대 전성기를 목도하고 있었고, <아이언맨> 시리즈는 물론이고, <캡틴 아메리카>, 나아가 <어벤져스>까지. 모두 그걸 극장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운이 너무 좋았어요. 그 전성기에 살았다는 것은.
물론 마블 영화나 블록버스터 영화도 좋아했지만, 조금 더 정적이고 소위 '예술' 을 논하기 시작한 영화와 친숙해진 건 더 다음의 일이었습니다.
중학교 때는 그저 영화가 재밌었을 뿐. 무언가를 알아내고, 탐미하거나, 그런 쪽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요.
하지만 그 때의 저와 지금의 저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시간이 지나서일까요?
아닙니다. 그저 보는 방향이 달라졌을 뿐이지, 이정표에 있는 저는 똑같은 사람입니다.
지금 제가 시네마를 찬양하듯, 중학교 때 저도 영화를 찬미했습니다. 마블 스튜디오의 파급력은 이렇게 강하다고요.
물론 지금은 안타까울 뿐이지만,
중학교 때 저는 영화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책도 읽기 시작했죠.
그리고 모든 걸 찬양하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