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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sk Jun 16. 2019

카잔에 녹아들기

Ep.1 아이스크림

메뚜기


  출국 전날까지 본업에 충실하게 불태우니 공항에 도착한 나는 파김치 그 자체였다. 카잔 공항까지 두 번의 경유를 하게 되었다. 인천 - 이르쿠츠크 - 모스크바 - 카잔의 여정이었다. 러시아 내에서 경유를 하기 때문에 이르쿠츠크에서 모스크바로 갈 땐 국제선이 아닌 국내선 터미널로 가야 한다. 내가 이르쿠츠크 공항에 도착했을 때 입국 심사를 받고 국내선으로 가려는데 심사를 받자마자 직원이 캐리어 검사를 했다. 새벽 비행기에 도착한 시간도 새벽 네시 언저리라 비몽사몽 했는데... 화들짝 잠이 깨더라. 'Translate baggage drop off'. 당시 S7 항공사를 이용했고 카잔까지 총 세 번의 항공기 모두 S7사의 항공기였다. 직원이 경유지와 항공사를 확인하여 수하물을 목적지까지 보낼 수 있도록 챙겨주더라. 첫 입국 심사를 받으면 이미그레이션 카드(이민 카드, 그냥 종이)를 준다. 만약 분실하게 된다면 상당히 골치 아프니 소지에 유의할 것.


작지만 깔끔한 카잔 공항


  총 23시간의 비행 끝에 카잔에 도착했다. 공항을 나가자마자 가장 먼저 크게 들숨 날숨을 번갈아 쉬었다. 절대 미세먼지 때문만은 아니다. 해외 어디를 가든 그 나라 특유의 냄새가 있다. 좋든 싫든 '후하후하'를 한다. 확실히 미세먼지가 없다 보니 상쾌했다. 카잔 공항에서 숙소까지 생긴 지 얼마 안 된, 우리나라로 치면 공항철도 느낌의 열차를 타고 드넓은 러시아의 자연과 도시를 눈에 바쁘게 저장했다. 도심 속 빌딩 숲이 익숙했는지 정말 '리얼' 숲을 보고는 길고도 긴 비행시간의 피로감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소도시와 소도시 사이에 작은 숲이 꼭 껴있다. 그래서 우리나라처럼 도시와 도시 사이에 산이 있는 것과는 또 다른 볼거리였다. 

  

티켓을 산다기보다는 영수증 바코드를 찍고 들어가는 느낌


  호스텔에 방문하자마자 거주증을 요청했다. 비자 없이 갈 수는 있지만 체류 기간이 짧지 않기 때문에 거주증을 발급받아야 했다. 대부분의 호텔이나 숙박업소를 통해 발급받을 수 있다. 위에 언급했던 이민 카드와 거주증은 웬만하면 항상 가지고 다니는 것이 좋다. 호오오옥시 모를 검문(요즘엔 많이 줄었다고 한다.)이 있을 수도 있기에. 


입구


비트와 소고기 수프, 요거트 비스무리 곁들임


가장 기본적인 세트 (2~3인)


  장시간의 비행과 이방인으로서의 첫날 기념으로 첫끼니는 외식으로 정했다. 분위기와 메뉴, 적당한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추천받아 카잔의 바우만 거리에 있는 '암바르(Ambar,  마구간에서 유래된 레스토랑이라더라.)'에서 해결했다. 허겁지겁 먹느라 이름도 못 외우고 그냥 재료만 아는 정도라 다음에 가면 자세히 알아봐야겠다. 배도 부르고 골든 사이다(맥주)도 먹었겠다, 노곤해지는 몸을 이끄니 침대를 만나자마자 다음날 해를 보게 되는 디졸브를 맛보게 되었다. 일 할 때나 느끼는 디졸브였건만. 그래도 나름 양질의 달콤한 수면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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