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모이 이야기
3년간의 길고 길었던 싸움 끝에 찾아 온 40대 말의 실패는 견디기가 힘들었습니다.
이런 제게 눈에 띈 것이 바로 재기중소기업개발원에서 운영하는 “재기자 힐링 캠프”였습니다.
캠프는 사업 실패로 빚더미에 올랐던 엠에스코프 전 회장님이 2011년 사비를 털어 재기중소기업개발원을 설립, 운영하기 시작하였죠. 재기사업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마음 치유이며, 이것이 해소되지 않고서는 다시 재기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실의에 빠진 사업실패 사업자들을 모집하고 있었습니다.
전년도 말부터 기울어진 회사를 살리기 위해 아내와 함께 백방으로 뛰어 다녔지만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당시 저는 폐인에 가까운, 자포자기 상태였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부산에 있는 재기중소기업개발원에 전화를 걸어 상담을 했죠. 당시 상담을 했던 분이 바로 재기중소기업개발원 한 원장님이었습니다. 저는 원장님이 요청한 대로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한 신용회복 신청을 했고, 법인 폐업을 신청한 후 2016년 9월 26일, 통영에 있는 죽도 재기자 힐링캠프 19기로 입소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통영 발 죽도 행 여객선에 올랐던 그 날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저를 포함한 함께 승선했던 사람들은 모두 얼굴에 흙빛을 띠고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죠. 웃음기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체념을 한 듯한 얼굴들이었습니다. 가방을 둘러 맨 이들은 모두 재기자 힐링캠프로 가는 중이었죠.
4주 동안 매 주마다 “나는 지금 왜 여기에 와 있는가? 나는 누구인가? 어디로 갈 것인가? 어떻게 갈 것인가?” 라는 화두가 주어졌습니다. 매일 새벽 5시 기상, 100배 절 명상, 1일 2식, 주일 단식, 숲 걷기, 책 읽기, 힐링 교육, 농활체험 교육이 반복되었죠. 일과를 마친 후에는 언덕의 1인 텐트에서 불을 밝히곤 매일같이 수행일지를 작성하였습니다. 수행일지는 자기성찰, 명상수행일지, 책 속의 깨달음, 감사일지, 본인평가와 강사평가로 이루어져 매일의 활동 결과를 기록해 나갔습니다. 당시 저는 이 기간 동안 6일 단식과 6,000배 절 명상을 했고, 9kg 감량을 달성했습니다.
캠프교육의 효과는 매주 교육생들의 얼굴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교육생들의 얼굴은 주가 거듭될수록 밝아지고 있었던 것이죠. 교육 마지막 날 통영으로 향하는 여객선에서 보았던 교육생들의 환하고 밝은 얼굴들은 4주 전의 그것과는 180도 달라져 있었습니다.
교육에는 전국의 재능기부 강사님들께서 수고해 주셨습니다. 이대운 박사님, 황영택 성악가님, 박병일 소장님, 강동하 법사님, 주원 스님, 이경만 소장님, 김정곤 선생님, 조효균 원장님, 이유경 소장님, 곽숙철 소장님, 이언오 원장님, 오충걸 소장님, 김기철 화백님, 박종평 선생님, 권규청 원장님, 정진호 교수님, 김갑용 소장님, 신용태 대표님, 이창수 회장님, 박민호 소장님, 그리고 힐링캠프 수료 사업자인 최봉석 대표님, 유정무 대표님, 정금종 대표님들이 그들입니다. 전국 각지에서 그렇게 먼 길을, 오직 재기사업자들이 다시 재기하기 위해 도움을 주기 위해서 오신 너무나 고마우신 분들이죠. 본 글을 통해 엠에스코프 전원태 회장님, 한상하 원장님, 정호기 국장님과 재능기부 강사님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후로도 많은 재기자 교육에 참가해 보았지만, 죽도 재도전힐링캠프에서의 감동과 여운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캠프는 2019년에 중단되어 재개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