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끝에서 우주로 날아간 소년
*글 하단에 영화 <october sky>를 재구성한 영상을 첨부하였습니다.*
3년 전에 다녔던 구성작가아카데미에서
가장 힘들었던 과제가 있었다.
바로, 2시간짜리 영화를 5분으로 편집해서
하나의 다큐를 완성하는 것이었다!
작가가 되고 싶어서 들어왔건만
내가 pd가 될 것도 아닌데 편집을 하라니!!!!
그리고 2시간을 5분으로 줄이라니!!!!
그래도 어쩌겠는가??해야지...
윈도우에 기본으로 깔린 '무비메이커'로
어설픈 편집 실력을 부렸다. 자르고, 붙이고를 반복하고... 나름 속도 조절라는 것도 해 보고, 자료사진도 덧붙이고, 배경음악도 입히며
<5분 다큐>를 완성했다!
힘들도 어려웠지만 처음으로 직접 만든 "다큐"라 뿌듯하기도 했고 결과물에 만족스럽기도 했다.
그렇게, 과제 발표를 앞두고
작가님의 칭찬을 받을 생각에 한껏 기대가 부풀었지만....예상과 달리 아주 혹평을...받았다.
하하... 그래도 같은 동기들이 나쁘지 않다고 해줘서 위로를 받았다....
그로부터 3년 후, 다시 그때의 과제를
혼자서 피드백해 보았다.
나레이션은 엉망진창에 구성도 이상하고..
급작스러운 마무리까지...(에휴)모든 게 어설펐다.
시간이 흘러서야... 어떤 부분이 미흡했는지 조금씩 내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때는 칭찬 한 마디 없는 작가님이 원망스럽기만 했는데... 왜 만족하시지 않았는지 이제서야 새삼 깨닫는다.
사실 그 때는 영화에 나레이션을 덧붙이는것 까지는 이해됐지만 pd가 될 것도 아닌데 굳이 편집까지 건드릴 필요가 있나 싶었다.
그런데 작가를 조금 해보고 나서 5분다큐 과제의 의미를 알게 됐다.
-2시간의 분량을 5분으로 줄이기 위해선 [구성]이 필요 했고
-어떤 [구성]을 하느냐에 따라 작품의 장르, 색깔이 달라질 수 있으며
-좋은 [구성]이 탄탄한 작품을 완성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는 것이다!
즉, <5분 다큐> 과제는 편집을 배우라는 게 아니라 작가로서 구성을 해 보라는 의미였던 것이다.
참...늦게도 터득했다!!!구성작가아카데미에서 엉뚱하게 편집이나 시킨다고 동네방네 떠들어댔건만...
<5분 다큐>는 나에게 있어 정말 부끄러운 과제 중 하나다. 결과물이 부족해서 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과제의 의미를 너무도 늦게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재밌고 보람있게 해낸 과제인 건 확실하다! 따라서, 오픈된 공간에서 나의 흑역사를 슬쩍 남겨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