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new year !
새해가 떠오른 아침에 떡국을 안 먹은 적이 있었나? 생각해보니 없다. 가족과 떨어져 사는 지금까지도 스스로 떡국을 끓인다. 어릴 땐 나이 한 살 더 먹으니 좋다고 꾸역꾸역 한 그릇 비우곤 했었다. 떡 칼로리가 그렇게 높은 줄은 몰랐지. 모르고 먹는 게 약이라고 칼로리 따위로 스트레스받지 않던 시절이었다. 다이어터에게 떡은 공포의 대상이다. 탄수화물을 압축시킨 떡은 밥 한 공기 열량도 조그만 떡 몇 개로 채워진다. 그 당시 빵을 갈구했지 떡을 찾는 편은 아니었지만 먹게 될 때면 조심스러웠다. 바로 살이 붙을 것만 같았다. 새해 아침 눈앞에 놓인 작은 떡국 한 그릇도 나에겐 크게 다가왔다. ‘떡은 조금만 먹자’ ‘딱 하나만 더 먹을까?’ 스스로와 타협하며 식사를 했다. 마음가짐이 달라진 지금은 다시 어릴 때로 돌아갔다. 떡국은 새해에 먹는 맛있는 나이 한 살일 뿐이다. 지금 내가 떡국을 대하는 가벼운 마음만큼 조리법도 간단하다.
서로 붙어 있는 떡을 떼어내며 간단히 물로 헹구어준다. 걸쭉한 국물보다 깔끔한 국물을 원한다면 떡의 전분이 빠지도록 물에 충분히 불려준다. 시중에 파는 사골 국물 한 팩을 냄비에 부어준다. 국물이 부족하다면 물을 추가하고 국간장이나 소금으로 간을 맞추면 된다. 국물에 핏물 닦은 소고기를 넣어준다. 소고기 대신 냉동 만두를 넣어줘도 좋다. 팔팔 끓어오를 때 거품과 불순물은 걷어낸다. 그다음 다진 마늘 조금과 썰어둔 대파를 넣고 오늘의 주인공 떡국 떡을 넣는다. 떡이 둥둥 뜰 때까지 끓여주다 풀어둔 달걀 하나를 둘러 가며 붓는다. 바로 국을 휘저으면 국물이 탁해지니 주의해야 한다. 국이 끓는 동안 달걀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해 약한 불로 지단을 부쳤다. 지단은 충분히 식힌 후 썰어야 찢어지지 않는다. 그릇에 옮겨 담아 지단을 올리고 김 가루를 뿌려주면 초간단 떡국 완성이다.
2022년, 2 가운데 숫자 0은 꼭 나 같다. 더는 이십 대라 말할 수 없는 서른 살이 되는 해. 2에서 3으로 앞자리가 바뀌니 아무래도 의미를 찾게 된다. 책임의 무게는 무거워지고 조금은 더 어른스러워져야 한다는 압박도 있다. 여러 가지 선택에 있어 신중해지고 진중해진다. 이럴 땐, 살이 찔까 봐 떡을 세 가며 먹던 시절 말고 가볍게 떡국 한 그릇 비우는 마음가짐으로 한 살 먹으면 된다. 심심풀이로 사주를 볼 때마다 서른 이후 운세가 좋다는 말을 익히 들어온 덕에 괜한 기대감도 생긴다. 요즘 쓰는 말로 “오히려 좋다.”
Happy new year !
Good bye my 20’s, welcome to 30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