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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은란 Nov 03. 2018

꽃이 될 줄 알았나 /

겨울 서리 피던 그 날

치장[治粧] 고이하신 내 님께 옵서는

꽃이 될 줄 알았나


삵 같은 나에게 연서[戀書]를 줄 적에는

품속의 근심 또한 잊어버렸으리라


부드러운 금침[衾枕] 속 입맞춤 오가고

달 같은 내 그대는 분홍빛 물들어

새색시 같은 미소를 지어 보이네


잡는 척하다 부러 놓은 내 손길은

님 마음 더욱 푸르게 하여

일과[日課]를 안달 나게 하고

멀어질 듯 지척[指尺]에 둔 향기가

님 방 안을 가득 채우니

그대 정녕 꽃이 될 줄 알았나 싶소


먼 거리도 한달음에,

내 그대에게 더 이상 줄 것 없으니

이제 꽃이 되어 자리보전[자리保全]하고

영영[永永] 나를 기다리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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