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나를 채워주실 수가 없을 때
그 모든 벅찬 감정들이 내 것이 아님을 믿어야 할 때
멀찍이 떨어진 채로 내밀 내 두 손 우로 텅 빈 바람만 나풀거릴 때
찰랑이는 머리칼을 쓰다듬던 손길,
가만히 응시하던 그 겨울의 눈동자
빨리 달려라 빨리 달려라
주문처럼 외던 말소리에 당신 돌아보시던 그 날에,
무작정 흘러내리는 눈물에 아무것도 담겨있지 않았다고.
가시 돋친 마음, 못나게 난 단어들이 하나도 당신을 향하지 않았다고..
고백하듯 중얼거려요
모두 괜찮아질 거라는 뜻으로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것 같은 별난 바람을 불러봐요.
그건 마치 보고 싶다 보고 싶다 말하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