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에게서 와
당신에게서 잠자고
그 위에 서 있으나
멈추어 있지 않고,
당신에게로 나아가지 않으며
꿈꾸듯 푸르른 들판을 내달린다
내 마음속 위에
바람 세차고 볕이 좋은
촘촘한 갈대밭 사이를 흐른다
당신은 나에게서
나의 이름만을 볼 것이나
나는 그 어느 것으로도
정의되지 않으며
언제나 나그네인 채로
잡을 수 없는 그 모든 것들을
사랑해마지않을 것이다.
이제 나는 알 수 없는 것들을 향해
찬찬히 숨을 고른다
당신조차도 머릿속에 있지 않을
어느 한 페이지를 향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