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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키 Jan 05. 2018

스웨덴에서 택배 받기

택배는 언제나 옳다. 한국에서든 스웨덴에서든

  택배는 자기강화의 궁극에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수고한, 그리고 앞으로 수고할 나에게 주는 최상의 선물 택배. 한국에서는 주문하면 빠르면 하루, 늦으면 삼일만에 집 앞에서 세레나데보다 설레는 초인종 소리로 날 불렀는데, 스웨덴에서는 좀 달랐다.


인터넷 쇼핑

 우메오에 도착하자마자 며칠간 밥솥을 찾기 위해 헤맸다. 전기밥솥을 싸오기는 너무 부피도 큰데다가, 전기밥솥으로 밥을 성공해본적이 없어서 집에서 늘 쓰던 압력밥솥을 와서 사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글도 모르고 말도 모르는 상황에서 냄비파는데를 어떻게 찾을까... 무작정 독일산 휘슬러 밥솥을 사겠다고 맘먹고왔는데 (같은 유럽이니까 싸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영 눈에 안차는 냄비들 뿐이었고, 적당한 압력솥은 꽤 부피가 커서 차도 없고 택시비도 비싼 상황에서 선뜻 집어들고 올 수가 없었다. 그러던 찰나 독일 아마존(https://www.amazon.de)이 있다는 것을 어디선가 듣고 독일 아마존을 통해 주문! 한국에서 본 가격보다 거의 1/3 가격에 무료배송으로 밥솥을 살 수 있었다. 물론 배송 속도는 공장에서 솥을 새로 주조하는 격이다. 국경도 넘어오는데다가 밤 10시까지 상하차 작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1주일 조금 넘게 기다렸던 것 같다. 택배가 다오면 다음과 같은 문자가 오는데, 스웨덴어 몰라도 첫부분에서 대충 package from Amazon 으로 해석되고(택배는 없는 능력도 만들어준다) 늘 장보는 슈퍼이름이 나와있으니 거기로 가면 되겠구나 짐작이된다.


한국에서 온 소포

 한국에서 가족들이 추울까봐 극세사 이불에, 게을러서 굶지는 않을까 라면 몇 봉지에, 즉석식품 여러가지, 좋아하는 과자 그리고 놓고간 잡다한 것들을 싸서 보내주셨다. 문자가 언제오나 기다리고 있었는데, 문자는 오지 않고, 우편함에 이런게 들어있었다.

 겉 봉지에는 정말 아무런 표시도 없어서 뭔가 했다가 안을 열어보고는 학교가는 길 내내 설레었다. 우편물에 소포에대한 자세한 내용은 나와있지 않다..(누구한테서 온건지 알 수 가 없다.. 그래도 올데가 우리집 뿐이어서 짐작은 했다.) 발신자 표시가 그냥 '스톡홀름 우체국' 정도인데, 국제소포여서 그런걸 수도 있을 것 같다. 택배랑 소포랑 전달 유형이 다른 것은 왠지 택배는 바코드 하나로 개인정보를 다 알아서 문자도 자동으로 보낼 수 있지만, 수기로 쓴 번호는 하나하나 찾아서 문자를 보내야하기 때문에 그냥 고전적인 우편을 보내는 것 같다.. 


택배 찾기

 이 문자 또는 우편물과 신분증을 들고 우체국(Postnord)으로 가면 된다. 그리고 우체국을 보며 느끼는거지만 우리나라 우체국이랑 너무 다르다. 잡다한 공구도 팔고 학용품도 팔아서 거의 잡화점 수준이다. 다른 큰 지점을 가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장보면서 여기가 우체국이라고 한 번도 생각 안했는데 우체국이라해서 좀 당황했다.
  우선 무턱대고 기다리고있는데 갑자기 번호대기 벨이 울려 동공 지진이 왔다.... 역시 뭘 모를땐 다른 사람이 하는걸 관찰해야한다고 생각하며 사람들 손에 뭔가를 다 들고있는게 보여 번호표 뽑는 기계를 재빨리 찾기 시작했다.

우체국 번호표 기계. 우체국은 월-금 9시~22시, 토 9시~6시, 일 12시~6시에 운영한다.

이렇게 빨간 장치에 전동이 아닌 수동으로 한장한장 끊는 번호표가 있어 재빨리 끊었다.


그러고는 내 번호 차례에 가면 증서를 보여주고 신분증을 보여주면 안쪽에서 택배를 찾아준다! 기다리는 사람이 몇명 없어도 생각보다 오래걸리니 여유로운 시간대에 가자.

  한국에서만치 편하게 문 바로 앞까지 가져다주지 않지만, 버스비 들여 멀리 가거나 자전거 타며 허벅지 터지는 것 보다는 편하고, 때에 따라서는 더 저렴하거나 취향에 맞는 물건을 구할 수도 있어서 이러다가 인터넷 쇼핑에 맛들이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그래도 대부분의 생활용품은 중고로 구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것들은 중고로 알차게 건져왔다. 스웨덴 우메오의 중고거래에 대한 글도 조만간 올리겠다.



커버 사진: postnord.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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