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누답 Jan 06. 2021

산림으로 캐나다 이민하기 3편

어느 학교를 갈까 

Update in 2024: 아래 글은 3년 여 전에 쓰여진 것으로 현재 캐나다 유학 & 이민 조건에 관한 상황은 많이 달라졌으니, 제 글은 그저 참고만 하시고 최신 업데이트를 꼭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나처럼 기존 산림 및 자연과학 분야 경력과 학력이 없는 경우, 그리고 가장 짧고 효율적으로 학업을 마치고 싶은 경우를 가정해 써본다. 이전 글에서 말했듯이 산림 분야를 생각한다면 BC 주가 최상의 선택이라 생각하므로 BC 주 학교들에 한해서. 아래서 자주 언급 PGWP는 Post Graduate Work Permit의 약자로 캐나다 이민을 위해 유학하는 이들에겐 매우 중요한 그 워크 퍼밋... 2년제 이상 이수하면 3년이 나오고, 그 이하 과정은 대강 프로그램 길이 만큼 나온다. 


(*만약 산림기술사, 기사 자격과 경력이 이미 한국에서 있다면, 그 경력이 캐나다에서 어떻게 인증될 수 있는지는 나도 해본 분야가 아니라 잘 모르겠다. 그래도 어느 정도 인정받을 수 있다면 바로 아래 적은 UBC 9개월 마스터를 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자격증이 바로 캐나다 자격증으로 동등하게 치환되지는 못할 것이므로, 학교를 안 다닐 수는 없으나. 그 석사면 바로 Forester 과정을 밟을 자격이 생기고 이미 경력이 있으니 짧은 PGWP로도 아래 말한 International post-graduate 프로그램에 해당하는 경력(1년인가? 확실하지 않으니 모든 자세한 부분은 직접 알아보셔야…)이 충족될 것 같다.)


1) 내가 생각하는 최강의 조합은 BCIT GIS Advanced 디플로마 (1년) + UBC Master of Sustainable Forest Management (1년) 이다.

https://www.bcit.ca/programs/geographic-information-systems-advanced-diploma-full-time-9100fadvdip/#details

https://forestry.ubc.ca/programs/graduate/professional-masters-degrees/master-of-sustainable-forest-management/


BC 주정부 이민 중에는 몇몇 과학 분야 전공에 한해 석사를 하고 1년 경력만 쌓으면 풀타임 오퍼가 없이도 바로 이민이 가능한 International Post-graduate 프로그램이 있다. UBC의 Master of Sustainable Forest Management가 바로 몇 안되는 그 전공 중의 하나다. Forester가 될 자격을 주는 석사 프로그램은 딱 이거 하나다. 거기다 프로그램 길이도 9개월밖에 안 됨! 또 거기다 원래 학사를 따고 Forester가 되려면 졸업 후 2년 경력이 필요한데, 이 석사 프로그램으로는 졸업 후 1년 경력만으로 정식 Forester가 될 수 있도록 인정해 주기에 여러모로 매우 효율적이다. 나는 자연과학 분야 학사나 기초 과학 분야 과목 이수한 게 없어서 처음부터 지원할 순 없었다.

물론 9개월짜리 프로그램에 자격을 부여하고 졸업 후 현장 경력까지 줄여준다고 산림협회에서 인정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석사인데 매일 9시부터 6시까지 시간표가 꽉 짜여있다는 건 뭐 그냥... 이 프로그램 이수한 분이 BCIT 다닐 때 조교였는데 보통 학사를 하다가 온 친구들은 힘들어하는데, FNAM 하던 것처럼 하면 잘 해낼 수 있다고 했다. 또 FNAM은 보통 BC 지역에 커리큘럼 촛점이 맞춰져 있는데, 이 석사나 보통 forestry 학사는 더 일반적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다만 실질적으로 9개월짜리 프로그램만으로는 PGWP 받을 수 있는 기간이 너무 짧은 게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프로그램을 하나 더 마쳐 합치면 3년 PGWP를 받을 수 있는데, 내 생각엔 BCIT GIS 프로그램이 가장 쓸모있는 것 같다. 산림 분야에서 드론, 로봇 활용에 GIS가 핵심역할을 할 테고, 90년대 GPS가 등장해 산림산업 현장을 뒤바꿔버린 것처럼, 테크놀로지가 곧 그런 역할을 하게 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BCIT GIS 디플로마는 학사 소지자만 지원 가능하고, 교실에서 바로 다 족족 뽑아 나간다는 명망과 취업률이 높고 입학 경쟁률도 센 프로그램이다. 다만 내가 마지막으로 체크했던 (1년 반 전) 기억에 GIS 기술직은 독립 기술 이민 직종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이것만으로는 이민과 무관한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이민은 잠깐이고 중요한 건 실제 일을 하며 살아갈 향후 수십년이니만큼 Forester와 GIS 디플로마를 동시에 갖고 있다면 최고의 스킬 조합이라고 생각한다. 


단점: 그러나 GIS 디플로마 를 하고 Master를 바로 연달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입학 전형이 뜻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문제가 남아 있다. 성적에 자신이 있고 탄탄한 지원서와 추천서가 있다면 괜찮을 거라 생각하지만 두 프로그램다 입학 경쟁률이 높기 때문에 (UBC 석사 경쟁률은 홈페이지에 있는데 3.5 : 1 정도였던 것 같고, 국제학생만 비교한 수치는 문의했지만 없다고 했다)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고려해봐야할 것. 또 내 희미한 기억이지만, 더 낮은 학력으로 학생비자를 연장하는 건 안되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러니까 diploma->석사는 가능하지만, 석사를 하고 diploma 프로그램을 지원해서 학생 비자를 연장하는 건 안된다는 것이다. 확인 필요!



2) BCIT FNAM 디플로마 (2년) + UBC master (1년)

https://www.bcit.ca/programs/forest-and-natural-areas-management-diploma-full-time-7470dipma/


Forest technician 만 하고 싶은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굳이 석사를 붙이길 추천하는 이유는, 석사를 1년 더 하지만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이 석사를 이수하면 Forester를 따는 기간이 줄고 영주권을 더 안정적으로 딸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더 이득이다. 길게 봤을 때 여러 분야에서 더 기회도 많을 것이다. BCIT 졸업한 친구들도 학사 따러 University로 편입한 경우가 많은데, 20대 중후반 이상에 이민 생각하고 온 한국인 경우라면 보통 학사 학위가 있을 테니 바로 석사를 하는 게 여러 모로 효율적이다. 


BCIT FNAM만 해도 취업과 이민 자체에는 문제 없다. 그러나 나중에 언젠가 어차피 Forester가 될 생각이라면, 빨리 처리하는 게 여러 가지로 효율적임은 분명하다. technician 과정 학교를 졸업하고 또 2년 간 자격 과정을 다 이수하고 나서, 다시 또 forester 과정 학교를 가고 다시 그 시험을 치고... 두배로 시간과 돈 및 기회 비용을 날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 당연한 소리지만 더 높은 수준의 기술 자격이 더 쓸모 있을 것이다. 일례로 전에 인턴했던 회사 동료와 안부를 나누다가 들은 바론, 처음 팬데믹이 빵 터졌을 때 Forester 급 남기고 대부분 해고했고, 여름에 접어 들면서 약간 진정이 되자 다시 고용이 일상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알기론 최소 몇 명이상 Forester를 고용하고 있느냐가 사업 따내는 조건이나 정부 조건에 있기 때문에 보통 그 최소 인원의 Forester를 고용하고 있으므로 회사가 문 닫는 것 아닌 이상은 technician보다 오래 버틸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어쨌든 기존에 학사가 자연과학과 무관한 생문과라고 해도, BCIT FNAM을 졸업하면 그 석사 지원에 필요한 과학과목 요건을 다 이수한 것으로 여겨준다. 직접 확인했지만, 관심 있는 분은 다시 또 확인하시길 바람. 그리고 혹시 한국 학사 학점이 좋지 않은 경우 그것만으로는 석사 입학이 어려울 가능성이 크지만, BCIT에서 열심히 해서 학점을 높여 놓으면 새로운 문을 열 수도 있고 말이다.


그리고 BCIT를 졸업하면 그 석사에 합격할 가능성이 월등히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내가 이 석사 프로그램에 지원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해당 프로그램 헤드와 몇차례 이메일을 나눴는데, 이제껏 경험 상 BCIT같은 테크스쿨 졸업생들이 해당 석사 프로그램을 평균적으로 더 잘 해냈다면서 환영의 뜻을 보였다. 추천서 받기도 수월해진다. 두세개 추천서가 필요한데 디플로마를 먼저 이수하면 BCIT 선생님이나 서머잡을 한 회사 보스에게 추천서를 받을 수 있다. 관련 정보, 커넥션을 만들기도 좋다. 산림인들 풀이 다 거기서 거기고 한 발 건너면 다 아는 그런 사이기 때문에… 내가 다닐 당시 BCIT 프로그램 조교 한분이 저 석사 프로그램 출신이고, 그의 베프의 어머니가 저 프로그램 헤드라 집에 자주 놀러다니는 친한 사이였다. 나는 학교 생활을 성실히 하며 그 조교 및 다른 선생님들과 사이가 좋았기 때문에 좋은 추천서를 약속받을 수 있었다. 결국 지원하진 않았지만…



3) UBC or UNBC 산림 전공 학사 편입? 

이건 내가 전혀 알아보지 않은 분야라 아이디어만 적어본다. 캐나다에서 편입은 흔한 일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산림 전공을 했거나 기타 자연과학 분야 졸업자라면, 여러 과목들을 이수한 것으로 인정받아서 4년이 아닌 2~3년 안에 학사를 딸 수도 있다. 이런 건 보통 지원했을 때 대학 측에서 케바케로 검토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직접 지원하기 전엔 일반적인 답변 외에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관심있는 분들은 문의해보시길. 이 경우면 PGWP 걱정은 없을 테지만, 역시나 석사를 하는 게 여러모로 효율적이지 않나 하는 개인적인 생각.



4) 본토가 아니라 Vancouver Island에 살 계획이 아주 확고하다!고 하면 그 지역 학교를 가도 좋겠다. Vancouver Island에 산림 프로그램이 있는 컬리지와 대학이 있고, 거기서 열심히 해서 잘 졸업하면 그 지역에서 일자리 찾기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개인적으론 학교는 일단 그나마 도시 지역에서 다니는 게 좋다고 생각했는데,  어차피 목표가 Island라면 애초에 그곳에서 시작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학교 이야기를 좀 덧붙이자면. 내가 다녀봤던 BCIT FNAM은 정말 좋은 프로그램이다. 35명 정원에 Lab은 그마저 두 팀으로 나눠서, 수업마다 선생님과 조교가 최소 둘 이상 붙으니 학습 환경은 최고일 수밖에 없다. Office hour가 따로 필요 없이 선생님, 조교 만나기도 쉽고, 대다수가 열정적이고, 수가 적으니 당연히 서로 다 알고 좋은 우정을 쌓기 좋은 환경이다. 지금도 다 똑같이 있는 지 모르겠지만, 선생님들, 조교들과의 관계와 격려가 많이 힘이 됐다. 취업 확정 전까진 내 코가 석자라 주변에 관심 없는데 하루종일 사람들과 부대끼려니 힘들기도 했지만, 사실 작은 친절과 관심들은 굉장히 고마운 일이었고 또 이민자로서 새로운 곳에서 사회성? 기르기 좋은 환경이었던 것 같다. 


아는 사람들은 알다시피 BCIT 답게 8시반 부터 4시반까지 수요일 빼고 일주일 내 꽉 찬 시간표에 매일 마감인 과제, 시험들은 제대로 성실하지 않고선 따라잡을 수가 없다. 그만큼 학생들도 다들 열심히 서로 도와가며 하는 분위기가 좋았다. 이건 과마다 또 클래스마다도 다를 것 같은데, 산림인들이 뭐랄까 사람들이 대략 carefree하달까, 사람들이 착하고 더 끈끈한 게 있는 것 같다. 반티 맞추고 종강파티 같은 거 하고 졸업 반지 맞추고 이런 거 아무리 학생 수 적은 BCIT라도 하는 데 드물 것이다. 


당시엔 지긋지긋했던 팀플도 (지금 생각해도 좀 과한 감은 있다), 모든 게 온라인으로 전환된 지금 더 뼈저리게 깨닫는 것이지만, 팀플 덕에 빡센 과정을 포기하지 않고 마칠 수 있도록 짜여져 있다. 팀플 때문에 짜증난 적도 많았지만 사실 도움받은 게 훨씬 더 많았다. 일주일에 평균 두 번 이상은 여기저기 아름다운 숲에서 수업이 진행되는 것도 활력소였다. 실용적이고 충분한 현장 노출, 경험을 시켜 주는 교육 방식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나는 그 전에 학교를 그만두었지만 마지막 두 학기 동안은 지역 공공기관 등과 함께 실제 현장의 문제의식을 토대로 리서치 프로젝트를 준비하는데, 이 전 학년들 게 꽤 인상적이었다. 동기 중에 한 팀은 그 프로젝트로 캐나다 학생 논문 상에서 2등을 수상했는데 그럴 법한 친구들이었고 내가 다 자랑스러운 기분이 들기도 했다.


이민 목적 유학이라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취업 준비는 입학과 동시에 시작된다. 보통 다음 해 여름 인턴을 전 해 가을부터 뽑기 시작하기 때문에, FNAM도 입학 하고 2주일 뒤부터 바로 원서를 넣기 시작했다. 산림 분야가 좋은 점이 회사들이 다 학교로 직접 회사 소개 프레젠테이션과 인터뷰를 하러 온다. 잡 공고도 하나 빠트리지 않고 선생님들이 알아서 잘 올려준다. 거기다 좀 친절한 경우는 서머 잡을 못 구하고 있는 이에게, 레주메까지 직접 봐 줄 정도도 마음을 써주는 선생님도 있었다. 커리어 센터의 취업 준비 세미나 및 개인 코칭도 탄탄하니, 학교에서 제공해주는 서비스를 찾아서 떠먹는다는 느낌으로 열심히 준비하면 된다. 이모저모 분야는 다양하지만 내가 알기로 적극적으로 구직하지 않은 두셋을 빼곤, 클래스 전부가 서머 잡을 찾은 걸로 알고 있다.


유학원들 글 검색하면 BCIT를 두고 명문이라고 하는 게 낯간지러운데 그게 한국에서 말하는 명문대의 느낌은 전혀 아니지만, 최소 BC 지역에서 인정받는 좋은 학교인 건 맞다. 너 BCIT 졸업했어? 그럼 성실하고 work ethic 있겠네 이런 느낌. Forester 말고 technician 자격 프로그램으로 시작할 거라면, 꼭 아일랜드 갈 거 아니라면, 시골 지역에 있는 컬리지 말고 무조건 BCIT 가라고 말하고 싶다. 

FNAM 입학 전형은 선착순이고 고등학교 수학, 과학 성적 요건만 맞추면 입학은 어렵지 않다. 듣기로 내 다음해에는 국제학생이 아예 없었다고 들었다. 오퍼를 받은 이들이 몇명 있었는데, 결국엔 다 거절해서 그렇게 됐다고. 지금은 학교들이 다 온라인으로 전환됐지만 BCIT나 그 자매학과인 Fish and Wildlife는 Lab의 경우 대면 수업을 주 1~2회쯤 진행한다고 들었다. 온라인 수업은 제발 최소 올해까지만으로 끝나길 바라며....   <계속>


4편 - 취업 과정에 관하여

https://brunch.co.kr/@noodab/12


작가의 이전글 산림으로 캐나다 이민하기 2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