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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아쓰 Feb 05. 2020

유튜브) 티저 영상에 관하여

나는 그 말을 믿었다. "이렇게 찍어놓고 한 3초 나올 수도 있어."

가편집본 영상을 본 나의 반응 :

어 음 너무 좋은데... 정말 좋은데... 내 얼굴 보고 사람들이 싫어하면 어쩌지? 그니까 내 말은...



 조금 생뚱맞게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북다마스를 기획하며 병행해야겠다고 생각한 것 중 하나는 바로 '영상'이었다. 바야흐로 유튜브의 시대여서 자연스레 떠오르기도 했고, 무엇보다 북다마스와 만나게 될 누군가(작가님, 독자분들, 공간 관계자분들 등)에게 북다마스를 설명하고 홍보하기 위해서는 그 형태나 가능성을 최대한 사전에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혹은 더 나아가, 그 자체로 재밌거나 유의미한 콘텐츠를 만드는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랐다. 그래서 여러 유튜버분들, 특히 북튜버분들의 영상을 찾아보며 공부했다.


북튜버 겨울서점님. 존경합니다...


 다마스 내부를 정리한 후, 우선은 '책 소개 영상을 찍어보자' 하곤 다마스에 조명과 삼각대, 소장하고 있는 책 몇 권을 갖고 들어가 혼자 촬영을 시도했다. 그런데 찍으면 찍을수록 '유튜버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만이 들어차고..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했다. 답이 정해있는 건 아니지만 뭐랄까. 기대치는 높은데 능력은 모자란 느낌.

나름 아늑했던 다마스 스튜디오


빠꾸 없는 사람들

 작년 말부터 책모임 '성인챇방'에서 북다마스에 관해 말해왔다. 처음에는 몽상가처럼 신나게 얘기했는데, 언젠가부터 한숨이 늘었다. 어느 날, 내 얘길 가만히 듣던 김성인간극장(본인을 언급할 때 브런치 작가명을 써달라고 했다)은 그러지 말고 북다마스를 '준비 과정'을 먼저 영상으로 담아보는 게 어떠냐고 권했다. 듣고 보니 지금 상황에 가장 어울리는 건 그런 콘텐츠인 것 같았다. 그리고 덧붙여, 선뜻 "혼자 말고 같이 해보는 게 어때"라고 제안했다. 나는 "그럼 당연 좋지!!"라고 말했고, 그렇게 김성인간극장과 나를 포함한 네 명이 뭉쳤다. 팀이 결성되는 데는 사흘이 채 걸리지 않았다.

비로소 북다마스 유튜브팀-북다마스필름의 시작. 김성인간극장은 우리를 '빠꾸 없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했다.

직접 수작업으로 북다마스 미니어처를 만드는 중


3초만 나온다면서

 우선, 북다마스 유튜브 채널에 처음으로 업로드할 티저 영상은 90년대 다마스 영상 광고에 영감을 받아 '레트로' 콘셉트로 정해졌다. 레트로인 만큼 극단적인(?) 연출 요소를 가미하고 옷도 콘셉트에 맞게 차려입었다. 대망의 오픈일은 2월 4일. 오픈 일주일 전, 단톡방에서 가편집본을 확인하게 되는데... 나는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이정도 느낌일 줄 알았지..

 물론 어느 정도 불길한 예감이 있긴 했다. 스튜디오를 빌려서 한 차례, 한강 근처에서 한 차례 촬영을 하면서... 뭔가 내 얼굴 촬영을 너무 많이 하는 게 아닌가 싶었고, 그래서 소림이(편집자)에게 '이렇게 해도 괜찮은 거겠지'라고 물었었다. 그때 소림이는 말했다. "이렇게 해놓고 얼굴 3초 나올 수도 있어." 나는 현실을 부정하듯 그 말을 믿었더랬다... 그런데 확인한 바, 이것은 90% 이상이 나의 얼굴...!!


졸린 라이언 : 편집자 "원래 다 그렇게 속여요. 알죠? (찡긋)"


 그런데 이것은 너무 고퀄이 아닌가. 민망함에 몸서리치긴 했지만, 영상은 기획과 완벽하게 들어맞고 나 혼자였으면 절대 상상도 못 할 완성도였다. 시 너무 장난스러워 보일까봐 걱정했는데 그렇다고 수정한다면 그건 연출과 어긋나는 것이었다. 러므로 결국 마주해야 했다. 진짜 유튜브에 올리는 것이다. 유튜브에....


판교에서 진행한 크로마키 촬영.


 예정대로 북다마스의 첫 유튜브 티저 영상이 올라갔다. 어떤 반응이 있을지 확실히는 모르겠다. 이건 티저 영상이고 본편은 목요일마다 업로드될 예정이다. 그때는 더 내용 있는(?) 영상으로 찾아뵐 테니 앞으로 더 지켜봐주시기를 부탁드리며 혹시 제 얼굴이 불편하셨다면 미리 사과드린다..!


북다마스 티저 영상 캡쳐


고맙고 소중한 동지들

 혼자였으면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너무나 명백하게도.. 비단 영상뿐만이 아니라, 함께하는 것만으로 엄청난 힘이 된다. 머릿속에만 있던 아이디어를 밖으로 꺼내서 실행할 수있고, 또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겨나기도 한다. 정말 아무것도 없던 북다마스를 보고 달려와준 친구들에게 너무나도 고맙고.. 또 무엇보다.. 너무 즐겁다.. 이렇게 말로 써버리면 단순해져 버려서 속이 상할 만큼 벅찬 기분. 조금 징그러웠나? 하지만 사실이다. 그래서 나의 부끄러움은 그들의 노고에 비하면 너무 하찮다.

 어찌 표현할지 몰라 다시금 그저 소중하다고 쓴다. 추운 겨울에 만나 몸까지 상해가며 애써주는 동지들... 앞으로 몸도 마음도 다치지 않고 즐겁게 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무튼 드디어 오픈했다! 해냈어!


북다마스 유튜브 : https://www.youtube.com/channel/UCuqHLFkB6Cy0NGEWBZLH8PQ


*북다마스필름 : 김성인 이소림 이정진

*내레이션 : 이홍민

*음악 : 김성인 이소림

같은 다마스를 탄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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