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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룡 Dec 20. 2018

우쿠렐레

취미는 '시작'



  스물다섯 살 가을, 남자친구에게 우쿠렐레를 선물 받았다. 내가 손이 작아 기타를 칠 수 없었다고 아쉬워하자 남자친구는 용돈을 모아 낙원상가에 가서 괜찮은 입문용 우쿠렐레를 사왔다.   

  나는 우쿠렐레만 있으면 제이슨 므라즈의 “아임 유어스”도 연주하고 잉크 스파츠의 “자바 자이브”도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동영상이나 책으로 악기를 독학하는 과정은 너무 어렵고 복잡했다. 결국 나의 우쿠렐레는 그렇게 잘 튜닝되어 4년 동안 방치되었다. 그러다가 스물아홉 살 여름, 동네 주민센터에 우쿠렐레 강의가 생기면서 나는 드디어 우쿠렐레에 재입문한다.  


  첫 시간에 나는 우쿠렐레가 하와이가 아닌 포르투갈 악기이며 하와이말로 “벼룩이 뛴다.”는 뜻이라는 걸 배웠다. 나는 하와이어로 불리는 포르투갈 악기로 “떴다떴다 비행기”를 연주했다. 

  이후 쓸데없이 복잡한 생각이 머리를 짓누를 때 나는 우쿠렐레를 연주한다. 어떤 날은 너무 잘해서, 어떤 날은 너무 못해서 웃음이 났다. 이러나저러나 고민들은 벼룩처럼 사방으로 흩어진다.   

  나는 현재 초크를 제대로 잡을 수 있으며, ‘쿵따리 샤바라’와 ‘조개 껍질 묶어’를 연주하면서 노래할 수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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