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8일 수요일 (+다이어트 일지)
바라왔던 관심과 개인적 영역에 대한 욕구 사이에서
1.요즘 열심히 야채를 챙겨 먹었더니 화장실을 다녀올 때마다 기분이 가뿐하고 매우 상쾌하다 오늘도 기분이 참 좋다 ㅎㅎ
2.단톡방에서 곧 수술을 받으시는 분을 위해 나머지 멤버들이 몰래 비밀 단톡방을 파서 "은밀히" 프로젝트를 기획 및 진행해오고 있다. 인당 얼마씩 걷어서 처음에는 꽃바구니나 과일바구니를 전달할까 했는데, 병실에 반입이 불가하거나 환자가 싫어할 수도 있다는 인터넷 글이 보여서 보류하였다, 결국 만국 공통으로 가장 좋은 것은 역시 현금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그래서 나의 소심하고 조심스러운 주도하에 사람들의 의견을 취합하고(무기명 투표로 반대 인원이 한 명이라도 있을 때는 그냥 없었던 일로 하기로 했다. 왜냐하면 만원 이만 원이 아까운 퍽퍽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만장일치로 돈을 걷어서 암수술 응원 선물을 전달하자고 의견이 모아졌다) 진행시켰다. 이제 한 분이 고맙게도 나서주셔서 돈을 그분께 송금하면 상품권이나 기프티콘을 수술받으시는 당사자분께 전달하기로 했다. 앞으로 남은 목표는, '암수술 격려 문구'이다. ㅋㅋㅋㅋ. 좋은 일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 부담없이 일정 부분 나의 주도로 진행시켰다는 데에 조그마한 성취감과 보람을 느낄 수 있었고 멤버 개개인과의 라포rapport가 조금씩 만들어진 것만 같아 기분이 참 좋다. 돈, 시간, 에너지 등 우리의 자원은 소중하니까 중요한 곳에 잘 쓰이면 그것만큼 보람찬 일이 없는 것 같다.
3.운동은 꾸준히 해오고 있다. 데이팅 어플에는 몸 좋은 남자들이 너무나 많다. 애초에 나는 그런 몸을 목표로 운동을 해오고 있는 게 아님에도 늘 주눅이 들려하는 스스로의 마음을 발견할 때가 많다. 그럴 때는 마음속에서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이 무럭무럭 솟구치는 걸 느낀다. '아서라 늙는다 늙어'. 사람은 바라는 모든 걸 가질 수 없다. 허리 어깨 무릎 관절 안 아프고 그날그날 바라는 운동을 할 수 있는 건강한 신체를 가진 것만으로도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갖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날이 어서 풀려서 야외에서 달리기도 종종 해보고 싶다. 트레드밀은 너무나 지루하다. 햄스터가 된 것만 같다.
4.다이어트에 체중 kg당 1.6~2g의 단백질(웨이트 운동을 하는 사람에 한정)이 필요하다길래 한 달전쯤 유청단백질보충제를 구입해서(사실 ISP분리대두단백과 카제인 단백도 섞임) 먹어오고 있다. 근육이 눈에 띄게 붙는다거나 하는 느낌은 없지만, 단백질 자체가 극심한 공복감을 방지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알고 있기 때문에 운동 직후나 식간에 허기가 지려하기 전에 조금씩 꾸준히 먹어오고 있다. 사실 간편하게 먹자면 편의점에 가서 RTD를 사 먹는 게 제일 시간도 절약되고 품도 줄일 수 있는 길이지만 문제는 값이 비싼 편이다(2천후반~3천초반). 그렇기 때문에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단백질 보충제를 꾸준히 타먹고 셰이커를 부엌에 가서 씻는다. 너무 오래 내버려두면 우유 썩는 아주 고약한 냄새가 난다고 해서 겁먹었는데 다행히 아직 그런 냄새를 맡은 적은 없다. 먹고 나서 여러 번 물로 헹궈서 그 물을 먹어서 그런가 보다 ㅎㅎ
* 그런데, 소변에 자꾸 거품이 끼는 것 같다. 그래서 조만간 신기능검사를 한번 받아보려 한다. 신장 기능은 한번 망가지면 복구할 수가 없다는 무시무시한 말을 들었다. 친구 아버님도 신기능이 많이 망가지셔서 일주일에 서너 번씩 병원에 가셔서 3시간 동안 신장투석을 받고 오신다고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한다. 걱정이 선제적 예방침이 된다면 걱정을 해서 나쁠 건 없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있다. 귀찮고 무섭지만 내과에 내방해봐야겠다.
5.나의 주의.집중력을 내가 원하는 곳에 쏟는 것을 연습해오고 있다. 나의 젊음과 시간은 유한하기 때문에 이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고 감사히 쓸 줄 알아야 한다.
6.요즘 부쩍 여행이 가고 싶다. 걷고 보고 대화하고 먹고 체험하고 싶다. 제주도가 그립다.
7.진지하게 PT적금을 들까 고민 중이다. 풀업도 정자세로 완벽하게 배우고 싶고, 고중량 웨이트도 배워보고 싶다(죽도록 힘들겠지만...)
8. 최근에 방정리를 깔쌈하게 했더니 기분이 좋다. 역시 사람은 머무는 자리가 아름다워야 한다.
9.친구 결혼식에 가기 위한 준비로 올영에 가서 BB크림을 사 왔다. 친절한 남자직원분이 계셔서 내 피부톤에 맞는 제품을 잘 산 것 같다. 유튜브를 보면서 따라 했다. 소박한 소망은 근 미래에 미중년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