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무정히 흘러간다
겨울 내내 15도~16도 사이를 왔다갔다하던 방 안의 온도계는 어느덧 19~20도를 가리키고, 한낮 기온이 드디어 영상 6도에 육박하는 봄이 다가왔다.
작년부터 의식하던 친구의 결혼식은 이제 채 일주일도 안남았으며, 영원할 줄 알았던 소중한 인연은 과거의 추억이 되어버렸다. 아버지는 약해지셨고 어머니는 파킨슨 의심 검사를 받으셨다.(다행히 검사 결과는 파킨슨이 아니었다)
데이팅앱을 뻔질나게 해봐도, 정작 그 "한 사람"은 찾기가 쉽지 않다. 모두들 관심과 위로를 바라지만 상대를 알아볼 줄 아는 눈이 멀어져버려서 그런 걸까. 퍼스널 브랜딩이라는 말은 외관은 그럴싸하지만 내부는 수수깡 같은 건물처럼 공허한 단어다. 결국엔 짝짓기하는 동물들처럼 상대의 외모에 끌려서 이리저리 부나방처럼 몰려다닐 뿐, 유의미한 관계를 찾기에 애플리케이션 속 세상은 그리드 속 무수히 많은 식재료들의 향연에 불과한 듯 하다.
"다이어트"는 꾸준히 지속하고 있다. 운동방에 계속해서 현미밥과 닭가슴살을 점심으로 먹은 것을 인증하는 사람이 있다. 그분께 황송하옵게도 몇 달간 계속 낮에 꾸준히 돈까스를 먹고 마라탕을 먹고 햄버거를 먹어왔다.(번은 한 개 뺐다). 그럼에도 살이 빠지는 이유는 꾸준한 운동과 몇 달간 거의 한 번도 하지 않은 야식, 그리고 고탄수고지방 "초가공식품"(빵이나 과자류들)을 절제한 덕이 아닐까 싶다.
운동도 기초적인 푸시업이나 철봉(요즘은 어깨 부상 위험 때문에 일단 매달리기만 수행중이다), 스트레칭과 중저강도의 유산소밖에 하지 않는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얼마 전부터 복근이란 녀석이 보이기 시작해 사뭇 어색한 동거를 이어나가고 있는 중이다.
부디 초심을 잃지 않고, 하루 일주일 한 달 의욕적으로 하다가 놓아버리는 일회성 도전이 되지 않도록 꾸준히 내 삶으로 가져가겠다고 오늘도 마음 먹는다.
그리고 이 공허감을 나 자신과의 대화, 소중한 주변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집중, 나 스스로의 능력 개발과 취미 개발에 좀 더 쓰겠노라고 오늘도 다짐해본다.
날이 얼른 풀려서 민소매나 반팔과 반바지만을 입고 주변 공원에 나가 신나게 달릴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