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갭 이어가 끝나지 않는 이유.
제목 그대로 정규직이 되었다.
약 9개월 간의 계약직 생활이 마무리될 때쯤. 생각지도 못했던 정규직 제안이 왔다. 계약이 좀 더 늘어나면 다행이라고 여기고 있었고 오히려 계약이 연장되면 거절할까도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일이라 오히려 당황했다. 당황은 했지만 기분은 좋았다. 정규직이 되면 일을 하면서 기회도 조금 늘어날 것이고 수입도 증가할 것이다. 대신 근무시간이 조금 증가한다. 일단 나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좋아한다. 해보고 싶었던 일이고 깊게 탐구하고 공부하고 싶은 분야다. 나름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겠다.
주변에 정규직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렸다. 진심 어린 축하를 받았다. 그래도 갭 이어는 끝내지 않을 거라고 했다. 그게 말이 되냐는 반응이 주였다. 그럴 만도 하다. 이런 갭 이어 형태는 드물다. 거의 내가 최초이지 않을까 싶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내 일'을 아직 찾지 못했고 찾는 중이다. 지금 하는 일이 '내 일'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관심 가는 것들이 워낙 많고 좋아하는 것도 많다. 시도해보고 싶은 것도 많아서 '딱 이거다' 하는 것을 정하지 못하였다. 갭 이어 처음에는 나도 일을 하지 않았다. 갭 이어를 하고 가장 하고 싶었던 게 '일'이 어서 여기까지 이어졌다. 운이 좋게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퇴사를 하고 갭 이어를 가지며 모아놓은 돈으로 본인의 넥스트 스텝을 준비한다. 나는 회사를 다니며 돈을 벌고 그 돈과 기회로 '내 일'을 찾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의 넥스트 스텝은 아직 물음표 세 개 정도 된다. 물론 조금 더 내 시간을 많이 써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퇴근을 해야만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볼 수 있고 회사 사정에 따라 못하는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아직까지는 내 본업도 사이드잡도 균형을 잘 맞추어하고 있다. 그만큼 쉬는 시간이라거나 취미 활동 시간이 줄었지만 지금 이 생활에 충분히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
돈을 벌고 있기 때문에 때론 내가 갭 이어를 보낸다는 사실을 잊어버린다. 처음부터 기간을 정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요즘은 반드시 기한을 정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정확히는 결판을 내야겠다는 생각이다. 갭 이어가 '갭 '이어즈'가 되었고 현재의 목표로는 내년 1월까지를 갭 이어 기간으로 삼았다. 어떤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닌 그저 내 마음의 기준이다. 요즘 많은 것을 하고 살다 보니 갭 이어 기간에 대해 생각을 하며 지낸 적이 없다. 내 갭 이어를 너무 내버려 둔 것 같다. 오늘 글을 업로드 한 뒤 내 갭 이어에 대해 정의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한다. 내일의 '내 일'을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