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이 소환하는 것들
살며시 내린 비가 세상을 촉촉하게 적시는 오후, 문득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줄거리 속 신비로운 장면을 떠올린다. 이 영화는 사랑하는 남편과 어린 아들을 남겨둔 채 병으로 세상을 떠나는 엄마 '미오'가 비의 계절에 다시 돌아오는 이야기이다. 비와 함께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나고, 비가 멈추면서 마법이 사라진다. 비 오는 날 땅에서 올라오는 흙냄새와 나무 향기를 가슴 깊이 들이마시면 영화에서처럼 신비로운 일들이 곧 일어날 것만 같다.
여름을 알리는 짙은 푸른색 잎사귀에 빗방울이 방울방울 맺히는 날이면 우리는 조용히 비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을 찾는다. 새소리 물소리는 비가 내리는 날 우리가 즐겨 가는 전통 한옥 찻집이다. 이 곳은 오랜 역사를 간직한 터라 한옥 주변으로 나무가 우거지고 시골의 정취가 묻어난다. 100년이 된 한옥의 뒤편에는 300년 된 느티나무 보호수가 고귀한 자태로 이곳을 지켜주듯 서있다.
찻집에 도착하니 빗소리와 함께 흐르는 물소리가 들리고, 청아한 새소리가 촉촉한 공기 사이로 맑게 울려 퍼진다. 한옥의 바깥 마루 자리에 앉으면 돌담과 초록 배경을 바라보며 신비로운 정취와 함께 맑은 기운을 들이마실 수 있다. 이곳에서는 쌍화차, 대추차, 오미자차 등의 전통 음료와 한국식 다과를 함께 맛볼 수 있다. 동그란 팥앙금이 주먹만큼 올라간 우유 팥빙수는 우리가 이곳에 방문하면 가장 먼저 찾는 메뉴이다.
새소리 물소리에서 찍은 사진들을 넘겨보다가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OST로 유명한 피아노 곡, '시간을 넘어서'를 다시 재생해본다. 비의 계절에 마법처럼 나타난 미오의 모습이 떠오른다. 생각해보니 빗방울은 항상 뭔가를 소환하곤 했었다. 비가 내리면 생각나는 영화, 음악, 그리고 우리만의 아지트. 누구에게나 그런 것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 곳은 나의 기억이 소환하는 빗방울의 추억이다. 비가 온 세상을 차분히 적시는 날이면 새소리 물소리가 그리워진다.
1 비 오는 날의 아지트
2 한옥의 마루 자리
3 팥앙금이 주먹만큼 올라간 우유 팥빙수
새소리물소리
031-723-7541
경기 성남시 수정구 오야남로38번길 10
찻집에 도착하니 빗소리와 함께 흐르는 물소리가 들리고, 청아한 새소리가 촉촉한 공기 사이로 맑게 울려 퍼진다. 이 곳은 비 오는 날 방문하면 더없이 좋은 장소다.
한옥의 바깥 마루 자리에 앉으면 돌담과 초록 배경을 바라보며 신비로운 정취와 함께 맑은 기운을 들이마실 수 있다.
동그란 팥앙금이 주먹만큼 올라간 우유 팥빙수는 우리가 이곳에 방문하면 가장 먼저 찾는 메뉴이다. 팥빙수는 계절 메뉴로 5-9월 사이 주문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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