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지만 아는 척 하는 자.
알지만 굳이 티내지 않는 자.
이 두사람 간의 가장 큰 차이는 뭘까.
체면?
사회적 지위?
영향력?
인품?
평판?
능력?
부?
명예?
과연 이 두사람의 삶은
어떤 측면에서 가장 큰 차이가 날까.
이 두사람의 가장 큰 차이는
불안이다.
진짜 나를 들킬지도 모른다는 불안.
학벌,
연봉,
번듯한 직장,
외모,
서사,
감정,
태도,
그 어느것에서라도
그럴싸한 척을 하거나 연기를 해야하는 순간,
인간은 불안해진다.
더이상 직위가 박힌 명함이 없는
날 것 그대로의 나,
갑옷을 벗어버린 맨몸뚱아리의 나를
과연 사람들은 어떻게 바라볼까.
이 불안은 인간을 옥죈다.
그리고 대개 이건
우리가 배우가 아님에도
배우로 살아가기 시작하는
가장 근원적인 계기가 된다.
불안한데 하나도 불안하지 않은 척,
질투가 나는데 전혀 질투나지 않는 척,
모르는데 아는 척,
겁나고 두려운데 겁먹지 않은 척,
주눅이 드는데 주눅들지 않은 척,
화가 치미는데 화나지 않은 척,
안 착한데 착한 척,
친절하지 않은데 친절한 척,
안 멋진데 멋진 척,
약한데 약하지 않은 척,
가지지 못했는데 가진 척,
좋아하는데 좋아하지 않는 척,
싫어하는데 싫지 않은 척,
못 하는데 잘하는 척,
이거뭐 ㅋㅋ
다 쓰려면 밤샐 거 같다.
하고싶은 말은,
우리가 사는 게 지치고 피곤한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는
자꾸 '척'을 해야돼서다.
'척'하지 않아도 되는 정도와
삶이 쾌활하고 청량한 정도는
정확히 비례한다.
왜 그럼 우리는
그렇게 사는 내내 척척척 해대느냐.
하다하다 척하지 않으면,
사회성이 없니,
개념이 없니
그리 좋으면 지 혼자만 '척'하면 되지
나는 하는데
옆의 사람은 척 안 한다고
ㅈㄹ을 떠는 성가신 세상이 되었느냐.
... 그건 옥살법 Lv14와 Lv15에 걸쳐서
이해하기 쉽게 써해두었다.
(... 근데 아직 책을 쓰는 중이라는 게 함정...)
비밀을 말하자면,
'척'하지 않아도 된다.
안 믿기겠지만,
진짜다.
의아하다면,
오늘 하루 내가 조금이라도
~척 한 게 있다면
왜 그랬는지 그 이유를
타고타고 올라가보기 바란다.
느낌이 올 것이다.
P.S) 제목의 저 두가지 부류의 인간,
즉 몰라도 아는 '척'하는 인간과
알지만 티내지 않는 인간은
결국 전혀 다른 존재로 살다 간다.
전자는 '피해자'로,
후자는 '조각가'로.
조각가로 살자.
특별한 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할 수 있다.
지금 '옥살법'을 집필 중인 나의 목적은
단지 그것 하나다.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