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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원 Dec 14. 2018

"취업, 용의 꼬리로 할 것인가? 뱀의 머리로 할 것인

 

취업할 때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질문이다. 혹자(或者)는 용이든 뱀이든 어디든 좋으니 제발 취업이란 걸 하게 해 달라고 말한다. 취업의 절박함이 느껴지는 눈물겨운 모습이다. 

 취업 기회를 잘 살릴 수 있는 사람들은 보통 ‘용의 꼬리’를 선택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일단은 ‘그래도 용이니까’와 ‘용에 속해 있으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으니까’다. 한마디로 못 놀아도 ‘큰물’에서 놀아보고 싶다는 것과 주변에 보여주고 싶은 욕망 때문이다. 

 지금 허드렛일을 하더라도 대기업 직원이면 언젠가는 대기업 임원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비전을 갖고 일할 수 있다면 나는 용의 꼬리가 되라고 말한다. 그런데 마음속으로 ‘나는 용의 머리가 되기는 힘들어’라는 판단을 내린 상태에서 차선책을 찾고자 용의 꼬리냐 뱀의 머리냐를 고민한다면, 나의 대답은 단호하다. 

 “용의 꼬리냐, 뱀의 머리냐를 스스로 선택하지 못한다면, 뱀의 머리도 될 수 없다.”

 뱀의 머리가 된다는 것은 ‘리더’로서의 역량을 경험해본다는 이야기다. 리더의 역할을 해봄으로써 하루 빨리 자신이 가야 할 미래의 길을 결정할 수 있게 되고, 더 큰 꿈을 품을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중소기업의 경우 입사 몇 달 안에 해외 출장을 가고 외국 바이어를 만나 실질적인 업무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몇 년 만 해도 뱀의 머리가 갖는 능력은 탁월하게 변한다. 비록 용에게 속해 있을지언정 해외 출장도 가지 못하고 외국 바이어를 만나 업무를 진행하지도 못하는 사람하고는 그 능력에 있어서 큰 차이가 생긴다는 이야기다. 한마디로 잘 보이지 않는 꼬리에서 용의 머리와 앞다리가 싸우는 모습만 구경하던 사람과 뱀의 머리가 되어 직접 싸움에 나서는 경우는 ‘실전 전투력’에서 상당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용의 꼬리에서 시작해 용의 머리가 되는 과정을 살펴보자. 대기업 신입 사원이 임원으로 승진하는 확률은 0.8퍼센트에 불과하며, 대략 21년이 걸린다. 1000명의 신입 사원 중에 단 8명만 임원이 될 수 있는데 그것도 21년 후에나 있음직한 불확실성의 이야기다. 거기다가 대기업 임원은 막강한 권한에 비례하는 책임감을 배당받기 때문에 임원에 임명되더라도 한 달 뒤에 잘릴 수도 있고, 6개월 뒤에 해고 될 수도 있다. 

 ‘용의 꼬리가 될 것이냐, 뱀의 머리가 될 것이냐’라는 질문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하면서 살고 싶은가에 대한 비전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겨나는 질문이기도 하다. 가고자 하는 길에 확신이 있고, 되고 싶은 목표가 체계적으로 준비되어 있다면, 용의 꼬리나 뱀의 머리는 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에 중요하지 않다. 

 취업을 위해 해야 할 것은 대기업이냐 중소기업이냐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꿈과 비전을 함께 할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용이나 뱀이 아닌 ‘나 자신’이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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