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를 지척에 두고 산다는 건
# 어떤 기분일까
# 아울렛 바로 옆에 살고부터
# 아울렛 쇼핑에 심드렁해진 나처럼
# 바다에 이웃한 이곳 사람들도
# 바다를 가끔씩만 환호하며 바라볼까?
# 스무 밤만 자면
# 떠나야 하는 한동리에서
# 하루하루
# 아쉬워하며 마을을 산책한다.
# 아이는 "바다 갈래"라는 말을
# 놀이터 갈래처럼 쉽게 한다.
여행만 오면 잠이 줄어드는 나. 한밤중인 쮸를 남겨두고 홀로 아침산책을 했다. 사실 아침 햇살이 주는 '세상 무엇이나 주인공으로 만들어줄게요'의 반짝반짝은 사진엔 잘 담을 수 없다. 그래도 괜한 욕심에 찰칵. 아, 나도 자전거가 있다면... 바다 옆 자전거길 따라 신나게 달려볼 텐데... 자전거 대신 두 다리로 신나게 달리다 3분도 못 버티고 멈췄다. 아침 산책 마친 후, 당근밭 보며 "당근 안녕!" 여행가방에 넣어 온 이원하 시인의 시집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매일 한 편 씩 읽어야지. 시집을 다 읽으면 돌아가야지. 한 권에 몇 편의 시가 있나 궁금해 번호를 달아봤다. 1, 2, 3... 55. "읽어야 할 시가 많아 집에 갈 수가 없어요." 남편에게 전활 걸어 저리 말하면 남편은 뭐라 답할까 해안도로를 따라가면 나오는 좀여네 집. 포장 주문 해 둔 전복성게죽을 찾으러 갔다. 내부로 들어서니, 바다와 하늘이 인테리어를 다 했다. 뷰맛집. "10분만 기다려 주세요" 하셔서 가게 옆 바다를 향해 난 길을 걸어봤다. 길을 걷다 돌아보면, 좀여네집이 저렇게 똭! 전복성게죽으로 이른 저녁을 먹고, 아이와 함께 저녁 산책에 나섰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지... 해질녘이 되니 제주 서쪽 금릉해변이 그립다. 금릉해변의 해질녁은 정말 최고. 아이가 궁금해 한 선셋봉고는 이미 영업시간이 끝났다. 대부분의 카페도 영업 종료 임박. 17시 혹은 18시면 영업이 종료된다. 대수길다방 앞 나무. 파란 지붕 vs 초록 트랙터가 잘 어울린다. 오늘도 우리는 신발로 커플사진을.
1월 7일, 오늘 하루는
홀로 아침 산책 - 쮸는 공부, 나는 책 읽기 - 점심은 집밥(참치김치찌개) - 이른 저녁(좀녀네집 전복성게죽) - 쮸와 저녁 산책 (톰톰카페~평대성게국수)
*제주로 들어올 때 배편 예약을 편도만 한 것이 생각났다. 돌아가는 배편을 예약해 두려고 했더니, 그새 개인 욕실 있는 2인용 스위트룸이 다 나갔다. 도착지를 완도로, 여수로 변경해도 상황은 마찬가지. 고민하다 스위트룸 잔여석이 있는 다른 날짜로 예약완료. 어쩔 수 없이(?) 제주에 머물 날이 하루 더 늘었다.